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업실적 변동위험이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89년 이전에 상장된 335개 비금융기업(12월 결산)을 대상으로 실적변동 총위험을 계산한 결과 외환위기 기간(96∼98년)에 비해서는낮았지만 외환위기 이전보다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변동 총위험은 매출변화에 따른 당기순이익의 변동치를 기준으로 했다. 90∼92년에는 반기별 매출액 변동성에 대한 당기순이익 변동성이 평균 13.2배에 그쳤지만 93∼95년에는 15.1배로 높아졌고 외환위기 기간이 포함된 96∼98년에는 23.7배로 치솟았다. 이후 99년에서 2002년 상반기까지 18.8배로 낮아졌지만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서는 높았다. 기업실적 변동위험이 크게 줄지 않는 이유는 고정영업비 증가에 따른 영업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영업위험은 매출액 변동성에 대한 영업이익의 변화치로 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외환위기 당시 경기침체로 96∼98년 영업이익 변동성은 매출액 변동성의7.2배에 달했지만 99년 이후에도 8.4배로 늘었다. 이는 매출변화에 따라 영업이익이 급등락할 가능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이한득 연구원은 "영업비용 중에서 매출액에 따라 변하는 인건비 비중은 감소한 반면 경직성 비용인 제조경비와 일반관리비 비중은 꾸준히 늘었다"며 "고정영업비용이 늘면서 영업위험도 커졌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영업위험이 높아지면 매출액이 감소할 때 영업이익이 더 크게 줄어들 수 있다"며 "외환위기 이후 나타난 국내기업의 매출둔화가 지속된다면 영업실적이 급격히 악화될 위험이 언제든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