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도 여전히 많은 석유가 중동으로부터 수입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는 원유의 수입선을 다변화하는데 에너지정책의 초점을맞추고 있으며 최근에는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장려하는 한편 산유량이 많은 적도기니에 영사관을 개설하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석유회사들도 이같은 움직임을 환영하고 있다. 지금 현재 전체 수입원유 중 중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4%다. 이는 지난 1970년대 석유위기 때 보다는 분명히 낮은 것이지만 최근 이 비중은 수년간 33%나 늘어났다. 더구나 미국의 석유회사들은 지금 현재의 수입선을 크게 변화할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 휴스턴에 있는 에너지회사인 마라돈석유의 클래런스 캐절롯 대표는 수입선을 중동 이외 지역으로 다변화하는 것은 바람직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결국 가장 핵심적인원유수입원은 근본적으로 산유량이 풍부한 중동지역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석유회사들이 석유탐사 및 생산에 소요되는 예산 중 중동지역에 투자하는 규모는 그간 매우 적었다. 중동 산유국들이 유전개발에 외국인투자를 이제 겨우 조금씩 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유국들이 외국인에 문호를 더욱 넓게 개방하게 되면 결국 미국의 투자는 이 지역에 많이 이뤄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이 수입하고 있는 원유 중 중동이 아닌 캐나다. 멕시코, 베네수엘라,나이지리아 등지에서 수입하고 있는 비중은 50%가 넘는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그 이상의 수입선 다변화를 희망하고 있으며 특히 러시아산 원유의 도입을 장려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미국 정유회사들이 아직 러시아산 원유를 정제할 수 있는 시설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미국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현재 수준에서 급격히 낮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