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중국의 저가 수출시장 장악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멕시코는 금주말 멕시코의 카보 산 루카스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연례 정상회담에서 중국에 일침을 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멕시코는 중국이 자국 저가시장까지 집중 공략해온데 발끈하고 있다. 한 멕시코상인은 "속옷에 이르기까지 싸구려는 어김없이 중국제"라면서 "2년 전까지는 멕시코국산품 판매를 고수했으나 중국 제품이 워낙 값이 싸 어쩔 수 없이 그쪽을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예로 젓가락 모양의 중국제 머리핀이 개당 고작 30센트라고소개했다. 멕시코는 중국의 이같은 무차별 공세에 반발해 앞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봉쇄할 것임을 위협하기도 했다. 또 오는 26-27일 열리는 APEC 정상회담에서중국의 '불공정 무역'을 공격하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위해 재계 인사들로 자문팀까지 구성했다. 자문단의 한 인사는 "멕시코가 중국의 공격을 계속 방치할 경우 더 많은 것을 잃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는 그간 미 접경인 자국 북부에 조립수출단지(일명 마킬라도라)를 조성해단단히 재미봐 왔다.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이 가깝다는 이점과 함께 저임숙련 노동력을 부각시키는 전략이 주효해온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공격이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마킬라도라의 평균 임금이 하루 20달러 수준으로 급등한 것이다. 반면 중국은 같은 수준의 임금이 고작 2달러에 머물고 있다. 마킬라도라에 있던 외국 기업들이 중국으로 이동했음이 물론이다. 여기에 자국 수출품의 90%를 흡수해온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것도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와중에 멕시코는 생산 부문에서만 지난해 이후 23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중국이 이의 상당 부분을 흡수했음이 물론이다. 멕시코가 마냥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중국 쪽으로 이동했던 일부 자동차 관련업체들이 공장을 다시 마킬라도스로 복귀시키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중국의 노동력이 멕시코에 비해 열등한 것으로 판단함에 따른 것이라고 멕시코측은 강조했다. 멕시코는 중국이 눈에 보이지 않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것이 시정되지 않을 경우 WTO에 제소할 것임을 위협했다. 이런 혜택 때문에 5천여 업체가 중국으로 공장을 옮겼다는 것이 멕시코측 주장이다. 저가 수출시장을 둘러싼 중국과 멕시코간 경쟁에서 멕시코가 불리한 점은 통계분석에서도 완연히 확인된다. AT 카니에 따르면 중국은 1천개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례 조사에서 투자 유망국 1위에 랭크됐다. 반면 멕시코는 5위에서 9위로 밀려났다. (멕시코시티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