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단거리 여행시 항공편보다 자동차와 열차를 선호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문조사기관이 20일 분석했다. 미 버지니아주 펄스처치 소재 조사기관인 DK 시플렛 앤드 어소시에이츠는 320-640km 거리를 여행하는 경우 항공편 이용자가 올들어 22%나 감소했다면서 테러 우려와 함께 공항의 번잡함을 혐오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결과는 미국내 4만5천 가정을 대상으로 매달 그들의 여행 패턴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조사.분석해 나왔다. 이같은 변화에 따라 항공업계는 공항의 번잡함을 줄이기 위해 단골 승객에 대한 '스마트카드' 발급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지상여행 선호 추세는 쉽게 수그러들기 힘들 조짐이다. 북미지역 자동차 여행시 회원을 대상으로 지도안내 등의 편의를 제공하는 민간기관 AAA는 올상반기 `트립틱스' 서비스를 이용한 인원이 근 25%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트립틱스는 자동차 여행 목적지까지 어떻게 운전해가는 것이 가장 편리한지를 자문하는 서비스다. 반면 항공편 이용자는 줄어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전년동기에 비해 8.3% 감소한 3억9천740만명에 그쳤다. 미 항공업계는 이 기간 인력을 8만명이나 줄여야했다. 여행자들은 테러 공포에 못지 않게 공항의 번거로움도 항공 여행을 기피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예로 미국내에서 400km를 자동차로 가려면 약 4시간 30분이 소요되나 항공편은 채 1시간이 안걸린다. 그러나 비행기를 이용하려면 최소한 30분 걸려 공항에 가야 하며 규정상 이륙시간보다 2시간 먼저 도착해야 한다. 여기에 짐이 제한되며 보안검색도 9.11 테러후 훨씬 더 까다로워졌다. 운이 나쁘면 무작위 체크 케이스에 걸려힘들게 싼 짐을 풀어보여야 한다. 그래서 단거리의 경우 지상 여행을 선호하는 케이스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기차여행을 선호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한 여행객은 "기차역도 물론 테러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설사 공격받더라도 항공기에 비해서는 훨씬 안전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기차여행 선호 추세는 뉴욕-워싱턴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전에는 셔틀 항공이주류를 이뤘으나 테러후 기차를 이용하는 인원이 급증했다고 미국내 주요 철도운영회사인 앰트랙측이 밝혔다. 항공사들은 단거리 여행객 이탈을 막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요 항공사들을 대표하는 미항공여행협회(ATA) 대변인은 단골 승객에게 스마트카드를 발급해 여행시 보안검색 등에서 편의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모두가 똑같이 보안검색에서 불편을 겪는다면 누가 항공편을 선호하겠느냐"고 그는 강조했다. 지난 7월 항공보안 강화업무 전담기관으로 출범한 미항공보안청(TSA) 관계자도 승객에 대한 불편을 가능한한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 예로 승객이 음료수를 소지한채 보안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도록 했는가 하면 티켓 발급시의례적으로 묻는 "타인이 당신에게 짐을 부탁한 적이 있느냐"는 조항도 없앴음을 상기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업계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테러 공포는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아메리칸 항공의 도널드 카티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열린 미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미 항공업계가 한해 기준으로 25억달러의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