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해외연수 중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광범위하게 실시하는 것이 기술연수다. 발전설비 업체인 두산중공업은 기술연수에 가장 공을 많이 들이는 국내 업체중 하나다. 발전설비 산업의 핵심인 설계기술을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이 설계 및 제작 분야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술연수를 시작한 것은 지난 80년대부터. 연간 1백여명을 미국 GE와 프랑스 알스톰 등 선진기업에 보낸다. 지금까지 기술연수를 다녀온 직원수만 2천2백명에 달한다. 기간은 짧게는 1개월에서부터 길게는 18개월에 이르며 장기연수 비중이 높다. 주로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원자력 및 터빈 발전기 분야 기술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두산중공업 터빈발전기 BG장 오덕수 전무는 "80년대 연수 때는 그야말로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밤을 지새웠다"며 "지금은 우리 기술도 세계적이어서 서로 기술과 경험을 교환하는 수준까지 올라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술보안이 철저하고 핵심 부문은 전수를 꺼리는 선진기업으로부터 짧은 시간에 기술을 습득하기는 쉽지 않았다. 지난해 GE에 연수갔다 온 이 회사 터빈증기 기본설계팀의 조성일 과장은 "정해진 시간 이외에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할 경우가 많다"며 "하나라도 더 알아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평상 업무보다 힘들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기술연수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상당한 효과를 올렸다. 90년대 중반 원자로의 증기발생기 등 핵증기발생시스템(NSSS:Nuclear Steam Supply System)을 국산화하는데 해외연수파들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국산화를 통해 국내 최초의 한국 표준형 원자력 발전소인 울진 3호기 사업에 주계약자로 참여해 원전 국산화 시대를 열기도 했다. 또 지난 97년에는 중국 친산원전에 들어가는 NSSS를 수주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원전설비 수출시대를 열었다. 99년에는 원전설비 기술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 5천만달러 규모의 세퀴야 원전 증기발생기 교체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올해도 세퀴야 원전 후속기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