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 IT시장에서는 IT서비스가 PC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장비 스토리지 서버 프린터 PC 등을 대상으로 한 국내 IT시장 전망에서 앞으로 IT서비스 소프트웨어 등이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내년부터는 그동안 전체 IT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던 PC가 35.9% 비중으로 내려앉고,그 자리를 25.9%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IT서비스가 차지한다는 것이다. 뭔가 의미있는 구조전환의 조짐이다. 엊그제 산업자원부는 2010년에 이르면 우리 산업이 명실상부한 지식기반의 산업구조로 전환돼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IT BT 등 하이테크 산업으로 이뤄진 지식기반 제조업의 경우 2010년에 제조업 내 생산비중이 67%로 더욱 증가하는 반면 일반 제조업은 그 절반수준인 33%에 불과할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 마케팅 금융ㆍ보험 정보ㆍ통신서비스가 주가 되는 지식기반 서비스업도 서비스업 내 생산비중이 2010년에 51.3%로 증가하는 반면 유통 음식ㆍ숙박업 등 일반 서비스업은 48.7%로 변하면서 역전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산업구조가 이렇게 지식기반산업 위주로 재편됨에 따라 지식기반 제조업ㆍ서비스업의 고용비중도 점차 증가,앞으로 약 1백80만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예상됐다. 이는 일반 제조업ㆍ서비스업에서 창출될 1백50만개 일자리를 넘어서는 것이다. 한마디로 지식기반 산업이 신규 일자리 창출을 주도할 거란 얘기다. 산자부가 이 같은 구조전환이 일어나는 근거로 제시한 것은 이렇다. IT기술의 발전,첨단기술 투자확대로 신기술 업종의 성장이 커진다는 것이다. 또 인터넷 통신 전자상거래의 확산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융합이 일어나면서 광고 마케팅 디자인 등 비즈니스 관련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런 전망대로라면 차기정부는 운(運)이 좋은 것인지도 모른다. 완전한 지식기반 산업구조로의 이행,또 이를 통한 대규모 신규 일자리 창출을 지금 공약으로 내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전망을 접할 때마다 항상 갖는 의문이 있다. 지식기반형 산업을 전망하는 정부는 정작 자신의 변화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 걸까. 산자부는 이번 전망을 통해 기술과 인력수급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만약 이런 전망에 설득력이 있다면 어디 산자부만 그렇게 하겠다고 나설까. 교육부 노동부 과기부 정통부도,또 다른 많은 부처들도 마찬가지일 게 뻔하다. 문제는 '지식기반'의 동력이 민간의 '자율' '창의' '경쟁'에서 나온다는 데 있다. 이런 산업일수록 큰 정부,유사한 많은 부처를 원치않을 것임은 너무나 분명하다. 차기정부가 운을 현실로 바꾸고자 한다면 정부의 변화는 불가피한 과제다. 이것은 현 정권의 교훈이기도 하다. 논설ㆍ전문위원 경영과학博 a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