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에서도 '0% 대출'이 등장했다. 지난해 9·11테러 이후 자동차메이커들이 출혈을 감수하며 '무이자 할부판매'를 단행했지만,은행의 무이자 대출은 미국 금융사상 거의 처음 있는 일이다. '0% 대출'의 주인공은 샌디에이고에 본점을 둔 캘리포니아뱅크&트러스트(CB&T).서부지역에 92개의 지점을 갖고 있는 중견은행이다. 올해말까지 한시적으로 10만달러 이하의 기업대출에 대해서는 이자는 물론 수수료도 거의 받지 않는 특별 대출제도를 이달 초부터 실시하고 있다. CB&T가 '0% 대출'을 시작한 이유는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의도다. 미국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자 대부분의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한도를 줄이고,금리를 올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CB&T는 바로 이 점을 공략했다. 중소기업에 대출공세를 펴 우량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상 초유의 저금리로 대출자금 조달 비용이 극히 낮아진 것도 이런 전략을 가능케 하는 또다른 이유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