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과 초신성, 우주 가장자리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의 존재를 규명하기 위한 유럽 각국의 노력이 17일 관측위성 인테그럴의 궤도안착으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유럽우주국(ESA)은 이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감마선 망원경을 장착한 3억3천만 유로 상당의 관측위성 인테그럴을 프로톤-K 로켓에 실어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우주기지에서 발사, 궤도에 진입시켰다. ESA가 체코와 폴란드, 러시아, 미국의 지원을 받아 제작한 이 망원경은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만들어진 가장 강력한 감마선 망원경이다. 감마선은 수명을 다해 폭발하는 초대형 별들이 방출하는 고(高)에너지의 방사선으로 이같은 별들의 죽음은 수백만년 후 다른 별들, 즉 초신성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우주방사선연구센터(CESR)의 질베르 베드렌은 "이 초대형 별들은 폭발하면서 무거운 입자들을 방출, 행성들 사이의 환경을 풍요롭게 해주며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이 된다"고 설명하고 "인테그럴을 통해 이같은 입자들이 우주로 방출된 과정을 좀더 깊이 이해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초신성은 다른 초신성에 겹쳐 함몰하면서 극도로 질량이 높은 물질로 이루어진 중성자별이 될 수도 있으며 중성자별은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 블랙홀은 지금까지 우주에 관해 알려진 가장 신비한 현상으로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별들을 빨아들이는 능력을 갖고 있다. 프랑스 원자에너지위원회의 자크 폴 연구원은 "우리가 블랙홀을 정말로 가깝게 들여다 볼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감마선 뿐"이라면서 "우리는 감마선 망원경을 이용해 물리학 법칙에 결함이 있다는 직접적인증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게가 4t이 넘고 길이가 5m에 달하는 인테그럴은 International Gmma-Ray Astrophysics Laboratory의 약자인데 블랙홀 추적 임무 외에 불과 몇 해 전에야 발견된우주 가장자리에서의 알 수 없는 폭발현상을 규명하는 일도 맡고 있다. 인테그럴은 지구 상공 9만-15만3천㎞의 타원형 궤도를 선회하면서 에너지 스펙트럼의 X-선과 가시광선 방출을 동시에 관찰하는 두 달 동안의 시험을 거친 뒤 2년간 본격적인 임무수행에 들어가게 된다. ESA의 재정이 허락하면 이같은 인테그럴의 임무수행기간은 3년간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 인테그럴 외에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우주관측 망원경은 미우주항공국(NASA)의 챈드라와 허블, ESA의 XMM-뉴튼 등 3개이다. (툴루즈 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