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지역의 잇단 폭탄 테러로 여행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180여명이 사망한 데 이어 17일 필리핀 남부 삼보앙가에서 테러로 추정되는연쇄 폭발로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본격적인 허니문 시즌을 맞은 국내 여행업계는 사상 최악의 고비를 맞게 됐다. 대한항공 전세기편을 이용해 주 2회 발리 여행객을 모집했던 하나투어를 비롯해자유여행사, 한화투어몰, 현대드림투어 등은 폭탄 테러 이후 고객들의 예약 취소가계속되자 이 지역 모객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동남아 지역은 국내 해외여행 수요의 40% 가량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은 지역이지만, 잇단 폭탄 테러로 당분간 위축될 수 밖에 없게 됐다. 자유여행사 관계자는 "가을 허니문 시즌만 전체 동남아 시장 규모가 10억원에달한다"며 "단순 사고도 아니고 의도적인 테러이기 때문에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여행업계는 이번주의 경우 일부 취소 사태가 빚어지더라도 일정대로 출발하는고객이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다음주부터는 예년보다 동남아 예약 수요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발리나 필리핀 지역의 테러 발생 장소는 관광지와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실제로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며 "관광객들에게 이점을 설명하고있지만 불안감 때문에 어느 정도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나투어의 경우 이달들어 발리 테러 이전에는 동남아 지역 예약자가 하루 평균600여명에 달했으나, 테러 발생 이후 300여명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 관계자는 "신혼여행도 동남아 대신 제주도나 홍콩,베이징, 일본 등으로 수요가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동남아 지역에 대한 경계령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사한 테러가 또 발생할 경우 지난해 발생한 미국 9.11 테러 못지 않게해외여행 시장 전체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여행사 관계자는 "한번더 동남아 지역에서 대규모 테러가 발생하면 이 지역 여행 시장은 회복 불능 상태가 될지도 모른다"며 "올 초에도 월드컵 등으로 어려움을겪었는데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gc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