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적인 불안 요인으로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어났다. 그러나 소비를 줄이겠다는 사람보다 늘리겠다는 사람이 더 많아 소비심리는 크게 꺾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과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가 공동으로 조사·분석한 2002년 4·4분기 '한경-신세계 소비자경기지수'는 100.6으로 지난 분기보다 9.4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현재와 미래의 경기,생활형편,구매의도 등을 조사해 산출한 것으로 지수가 100을 웃돌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 이하면 그 반대를 뜻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3∼36일 신세계 이마트 고객 6백명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로 실시됐다. ◆경기 불안감 확산=6개월 전과 현재의 경기 체감도를 비교하는 '현재경기지수'는 86.3으로 올들어 처음 1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분기보다 27.1포인트 폭락한 수치로 미국 경제 불안과 국내 증시 침체가 극심했던 조사시점의 분위기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개월 후의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미래경기지수'도 지난 분기보다 28.3포인트 하락한 95.8에 그쳤다. 경기가 지금보다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이 더 많아진 것이다. 살림살이 형편을 나타내는 '현재생활형편지수'는 100.5로 100선을 간신히 지켰다. 하지만 연간소득 2천만원 미만의 저소득층에서는 93.8로 나와 6개월 전보다 가계 형편이 나빠졌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더 많았다. 6개월 후 가계상황에 대한 전망치인 '미래생활형편지수'는 105.7로 조사돼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생활형편이 급격히 악화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응답이 우세했다. ◆소비는 크게 줄지 않을 듯=미래에 소비를 늘리겠다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많아 큰 폭의 소비 감소는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6개월 이후 상품 구매의사를 묻는 '미래구매지수'는 103.9로 지난 분기보다는 소폭 떨어졌으나 여전히 100을 웃돌았다. '현재구매지수'도 115.2로 조사돼 그다지 소비를 줄이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노은정 과장은 "최근 각종 소비관련지수들이 3·4분기보다 떨어지고 있지만 변동폭이 작을 뿐만 아니라 100선을 웃돌고 있어 앞으로 소비가 경기 둔화의 완충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가생활비 관련 지수도 소폭 떨어졌으나 여전히 100선을 웃돌았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여가생활지수'는 106.8로,6개월 후를 전망한 '미래여가생활지수'는 102.2로 나왔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