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 차관을 역임한 프레드 버그스텐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 소장은 미국 경제가 올들어 4%선의 성장을 달성하는 등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라크 전쟁의 영향에 대해 유가인하 효과로 세계경제의 자극이 될 것이라며 '이라크전 호재론'을 주장하는 등 전날 미국 경제의 어려움과 이라크전 악재론을내놓은 스티글리츠(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와는 정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버그스텐 소장은 16일 매일경제신문사 주최로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02 세계지식포럼'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경제와 이라크전에 대해 이같은 자신의 견해를 제시했다. 버그스텐은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견해가 있지만 미국경제는 1분기 5%, 2분기 3%에 이어 3분기에도 4%의 성장세를 달성했다"며 "미국 경제는 잘 돌아가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도 3.5∼4%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상징은 증시폭락에 대해 그는 "금융과 실물의 활황이 일치했던 경우는 오히려 드물었다"며 "증시가 미국경제 전망의 잣대라고 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해 증시폭락에 따른 미 경제 비관론을 일축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이라크전에 대해서도 그는 "불확실성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91년 걸프전의 전례나 경제협력개발기구가 보유한 12억 배럴의 전략적비축유 방출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이라크전 발발은 불확실성을 해소할 뿐아니라 오히려 유가를 하향시켜 세계경제의 자극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감세정책과 보호무역성향 등 부시 행정부의 경제관리능력에 대해서도 그는 "장기지속은 곤란하지만 감세정책은 증시침체속에 경제성장의 동인이 됐으며 일부 보호주의정책은 불가피했지만 지속될 것 같지는 않다"며 "4%대의 성장을 달성한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은 외부에 잘 설명이 안됐을 뿐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무역적자와 달러화 전망에 대해 버그스텐은 "미국의 무역적자는 심각하며 미국으로 하루 40억 달러의 외자유입을 지속하기 곤란해 결국 달러화 가치의 추가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약세전망을 내놨으나 금리에 대해서는 "미국경제가 장기저축대부, 자동차할부 등으로 금리에 민감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은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플레이션압력에 직면한 나라"라며 상황에 맞춰 정책대응을 할 것을 권고하고 일본 경제에 대해서도 "고이즈미 정부가 내놓은 금융개혁,세제,통화 등 정책패키지를 볼 때 10년만에 처음으로 긍정적 사인이 나온 것 같다"고 말하는 등 동아시아경제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