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는 비록 회복세가 몇 달전 기대했던 바에 못미치긴 하나 상황이 나쁘지 않으며 디플레 위험도 희박하다고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멤버가 15일 진단했다. 벤 버난케 위원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경제학 관련 회동에 참석해 연설한 후 질의 응답을 통해 "미 경제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디플레 위험도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FRB가 먼저 손을 써 금리를 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난케 위원은 증시 `거품'이 꺼짐으로써 미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가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FRB 통화 정책의 날이 너무 무디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수반되는심각한 타격을 회피하면서 자산의 거품을 거둬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FRB가 지난 90년대 후반에 신속하게 조치를 취했더라면 증시 거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않았겠느냐는 질문에 "다른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한쪽(증권) 시장에만 효과를 미치는 통화 정책을 구사하는 것은 분명히 어렵다"고 강조했다. 버난케 위원은 "뇌수술을 하는데 (무모하게) 망치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면서 지난 30년대의 대공황은 FRB가 거품을 제거하려고 무모한 통화 정책을 채택함으로써 유발된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FRB의 금리 조정에 참여하는 그는 주식의 거품이 어느 정도인지를 측정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면서 "주식에 거품이 있다고 FRB가 단언하려면 그 정도를 측정해야 하는 것은 물론 시장의 어떤 전문 세력보다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가져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실채권 증가로 인해 미국 금융계도 일본처럼 붕괴될 위험이 없느냐는 질문에 버난케 위원은 "미 금융 시스템은 안정된 상태에서 (여전히) 수익을 내고 있다"면서따라서 "그런 위험이 없는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의 존 테일러 국제담당차관도 지난 11일 "미국이 일본과는 다르다"면서 "미국은 디플레를 방지할 수 있는 모든 능력과 수단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