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할인 항공사인 영국의 '이지제트'는 14일 62억달러 상당의 에어버스 A319기 120대를 구입키로 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이지제트는 또 120대를 추가 구입하는 옵션도 설정했다면서 이것이 오는 2012년까지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간 보잉 737기 64대만 취항시켜온 이지제트가 에어버스기종을 구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이지제트의 에어버스기 구입이 9.11 테러후 항공기 구입으로는 최대 규모라면서 당분간도 이보다 더 큰 구매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이번 계약이 보잉에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고 분석했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테러 후유증으로 위축된 항공시장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특히 유럽 할인항공시장에 초점을 맞춰왔다. 소식통들은 에어버스가 보잉에 비해 30% 싼 가격에 항공기를 이지제트에 제공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지제트는 보잉 및 에어버스와 지난 1년여항공기 가격 할인을 놓고 씨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사 대변인은 "손해를 보면서까지 항공기를 팔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이지제트가 에어버스 기종을 구입키로 한데 물론 실망하나 (가격이 크게낮기 때문에) 크게 놀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지제트가 앞으로 에어버스기를유지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에어버스사 대변인은 "이번 계약이 만족스런 것"이라면서 "결코 에어버스가 손해보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항공기 가격이 얼마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에어버스는 좌석수 150개인 A319를 내년 8월부터 시작해 오는 2007년까지 모두 이지제트에 인도할 계획이다. A319는 지난 99년 미 할인 항공사인 제트블루 에어웨이스가 취항시킨 A320을 더 단거리용으로 개조한 모델이다. 관측통들은 단거리 항공시장을 그간 보잉의 737 기종이 독점하다시피해 왔으나 에어버스 모델이 본격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면서 향후 이 시장에 대한 보잉-에어버스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할인항공시장에서 이지제트의 최대 경쟁사인 린에어는 보잉기만 운항하고 있으며 지난 1월 보잉 737기 150대를 추가 발주한 바 있다. 당시 옵션은 50대였다. (런던 dpa=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