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터넷 업계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선보인 자체 인터넷 서비스(MSN) 뉴 버전 'MSN 8'과 아메리카 온라인(AOL) `AOL 8.0'의 한판 승부를 주목하고 있다. 양자의 대결이 더욱 흥미진진한 것은 AOL에 대한 MS의 도전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견되기 때문이다. MSN의 가입자는 900만명에 불과한 반면 `인터넷'과 동의어로 쓰이는 '온라인'을 회사명에 달고 있는 AOL의 가입자는 3천500만명에 이른다. MSN은 AOL을 따라잡기 위해 무료시연용 콤팩트 디스크를 배포하는가 하면 '유브 갓 메일'이라는 구절을 보급시키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러 가운데 워싱턴에 있는 소프트웨어 대기업 레드몬드가 `MSN 8'을 '로드'하기로 해 상당히 들떠 있다. MS는 MSN 개발.마케팅에 수십억달러를 투입하고도 출시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익을 못내고 있다. 'MSN 8'을 만드는데만 5억달러를 들였고 가수 레니 크래비츠의뉴욕 공연을 시작으로 돌입한 광고전에 3억달러를 쏟아부었다. MS는 그러나 막대한 비용을 언젠가는 건질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봅베스 MSN 마케팅 이사는 " `MSN 8'은 `윈도'나 `오피스'에 맞먹는 대형 사업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대 인터넷 서비스업체로 `수성'에 나선 AOL은 `AOL 8.0'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뜨거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데이비드 강 AOL 마케팅 담당 수석부사장은 `AOL 8'이 "다른 사람과 생생하게 연결되는 경험을 하게 해줄 것"이라며 "이는 거보를 내디딘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들 말고도 3위의 인터넷 서비스업체 `어스링크'는 물론 야후도 시장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야후의 경우 SBC 커뮤니케이션스와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편 `MSN 8'은 스팸 메일 선별 기능을 개선하고 AOL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자체 e-메일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설명했다. 아울러 AOL 서비스의 강점인 `자녀의 인터넷 접근에 대한 부모의 감독 기능'도 갖췄다. 또 새 브라우저에 `맞춤형 서비스' 기능을 보강했고 자체 네크워크의 '머니'(Money)페이지와 여타 사이트의 독점 콘텐츠도 제공함으로써 유료 가입자 붙잡기에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AOL도 즉석 메시지 전달 프로그램에 만화로 된 `버디 아이콘'을 추가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 강화에 적극적이다. 이와함께 아직 MS에는 못미치지만 e-메일 프로그램을 대폭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피터 리서치'의 중견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카드는 `MSN 8'이나 `AOL 8.0' 둘다 기존 경쟁구도를 흔들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MS가 한층 고객위주의콘텐츠와 서비스를 내세워 시장을 상당히 잠식할 것으로 보는 애널리스트들도 있다. 기술 전문 뉴스레터 `스트래티직 뉴스 서비스'의 창업자 마크 앤더슨은 "MSN이 성인들을 위한 것이라면 AOL은 어린이용에 가깝다"면서 "MSN은 한결 원숙한 경제 거래에 맞고 AOL은 미디어 콘텐츠에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6월 보고서에 따르면 MSN은 2000년 가입자 가운데 43%만을 2001년까지 지켰으나 AOL의 가입자 유지율은 79%나 됐다. 따라서 MSN의 가입자 유지능력이 앞으로의 시장쟁탈전에 관건이 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보고 있다. MSN은 `MSN 8' 출시로 시장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에 차 있다.가격에서도 경쟁우위에 있으므로 해볼만하다는 생각이다. MSN의 경우 다른 인터넷 서비스 프로바이더 (ISP)를 통해 연결되는 `브링 유어오운 액세스' 플랜은 월 요금이 9.95달러, 다이얼 업 연결은 21.95달러, 광대역 연결은 유저의 위치에 따라 39.95∼49.95달러선이다. 이에 비해 AOL은 `브링 유어 오운 액세스'에 14.95달러, 다이얼 업 23.90달러, 광대역은 54.95달러로 각각 책정할 계획이다. 양사의 경재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는 고속서비스 경쟁에 사운을 걸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보고 있다. (시애틀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