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폭락 등 시장여건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벤처캐피털들이 구조조정, 사업다각화 등을 통한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의 벤처캐피털인 KTB네트워크는 지난달 말백기웅 대표가 회사 구조조정 작업에 동참하겠다며 사임한 이후 인력 감축에 착수, 지난주부터 이사급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을 받고 있다. KTB네트워크는 이를 통해 현재 160명 정도인 인원의 약 30%를 줄인다는 방침이며 인력감축 작업이 끝나는 대로 곧 사업팀 재정비 등 조직 개편에 나설 계획이다. 또 불필요 자산 처분 방침에 따라 지난 2000년 6월 사들인 강남 사옥도 현재 내놓은 상태.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코스닥 장기침체 여파로 당분간 벤처투자보다는 구조조정 사업쪽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사업팀을 재정비할 계획"이라며 "기타 융자사업이나 소매사업 등 신사업 진출도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화기술투자를 흡수합병해 지난 1일 합병회사를 공식 출범시킨 무한투자는 이미 지난 8월말 희망퇴직자에 한해 인력 조정을 마쳤으며 현재는 올 연말을 목표로 1차 조직 개편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무한투자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벤처에 대한 신규 투자보다 기존 투자금 회수 및투자업체 관리업무를 강화하기로 하고 현재 5개인 투자팀을 2개로 줄이는 대신 4개팀으로 구성된 투자운용본부를 신설키로 했다. 이와 함께 사업 다각화를 위한 투자금융본부도 새롭게 설치, CRC(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펀드 운용, M&A(인수합병).IPO(기업공개) 컨설팅, 재무 컨설팅 등 신사업진출을 준비한 후 내년 상반기 이후 새 분야에 본격 뛰어들 방침이다. 산은캐피탈도 올들어 사업 다각화 방침에 따라 지난 4월 업계 처음으로기업 신용카드 사업을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자동차 리스, CRC, M&A 등의 사업분야영업을 대폭 강화했다. 산은캐피탈 관계자는 "유동적인 시장 분위기 속에서는 벤처투자만으로 수익성을확보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따라서 투자방식 다양화, 업종 다각화 등을 통해 대안이 될 수 있는 수익모델을 찾는 것이 최근 업계의 전반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