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루슨트테크놀로지가 파산 위기에 처했다. 루슨트는 11일 "실적 악화로 20억달러에 달하는 신용대출이 끊겼다"며 "파산보호 신청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루슨트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올해말까지 추가로 1만명을 감원할 계획"이라며 "구조조정 비용과 증시침체로 인한 연금자산의 손실비용 등을 합쳐 추가손실분이 4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슨트는 세계통신산업의 침체로 4분기 매출도 전분기 대비 20∼30%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신용평가사인 S&P는 이날 루슨트의 신용등급을 종전 B등급에서 B-로 하향 조정,부정적 관찰대상 리스트에 올렸다. 레이몬드 제임스 증권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크리스 피셔는 "지난해 1월 10만명이 넘었던 인원이 앞으로 3만7천명까지 줄어들 것"이라며 "하지만 루슨트의 파산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 회사는 1998년 재미교포 김종훈씨가 설립한 유리시스템스를 10억8천만달러에 인수하는 등 공격적 경영으로 엄청난 부채에 시달려 왔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