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의 소비자 파이낸싱 회사로 주로 신용등급이 낮은 소비자들을 주고객으로 삼고 있는 하우스홀드 인터내셔널이 소위 '약탈식대출' 관행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약 5억달러를 지불하기로 거의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월스트리저널은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 소비자 대출관행을 둘러싼 분쟁의 해결을 위한 배상금으로는 사상 최고액인 이같은 합의가 이르면 11일 공표될것이라면서 여기에는 미국의 10여개 주가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5억 달러 규모의 분쟁합의금은 피해를 당한 하우스홀드 대출 고객을 위한 손해배상기금으로 전액 사용된다. 이와 함께 하우스홀드는 필요하지도 않은 보험증권에 수천달러를 덧붙이는 등의 수법으로 대출을 위한 실제 필요 비용을 고객들에게 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이 회사는 고객들에게 "포인트" 비용으로 수천달러를 부담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포인트는 대출총액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고객이 돈을 주고 더 많은포인트를 얻을수록 대출금리는 더 내려가게 된다. 워싱턴주의 경우 하우스홀드는 최근 수년간 고객들에게 총 7.25%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부담시켰음에도 불구하고 12%에 육박하는 이자를 물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약탈식 대출'의 공식적인 정의는 아직 없지만 사기적인 마케팅에서 불필요한 보험증권에 대한 과도한 비용에 이르는 관행들을 포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는 오랫동안 하우스홀드의 관행을 비판해온 소비자운동가들의 승리인 동시에 자신들을 부당한 공격의 피해자로 묘사했던 하우스홀드측의 패배로 간주되고있다. 수주전에는 시티그룹이 이번과 비슷한 혐의를 받은 계열사 어소시에이트 퍼스트캐피털 때문에 연방거래위원회(FTC)에 2억1천500만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었다. 일리노이주 프로스펙트 하이츠에 본사를 둔 하우스홀드는 이번 사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소비자대출, 자동차금융, 크레디트카드 발급, 보험판매 등의 영업을 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96억달러의 매출에 18억5천만달러의 이익을 냈다. 법무장관이나 금융당국을 통해 분쟁 해결협상에 참여한 주는 캘리포니아, 뉴욕,일리노이, 플로리다, 애리조나, 미네소타, 워싱턴, 아이오와 등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석기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