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지 않고연체율도 증가함에 따라 투기과열지구에만 적용되는 주택담보비율 60%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의 가계대출 억제대책을 다음주중 발표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위원회 고위관계자는 9일 "9월 가계대출 잔액과 연체율을 파악한 결과 우려할 수준이라는 판단에 따라 은행 건전성감독 강화 등 종합적인 가계대출 억제대책을 다음주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종합대책은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등과 논의해 금융정책협의회를 통해 결정할 수도 있고 금감위에서 발표할 수도 있다"며 "은행권 뿐만 아니라 보험권도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위에 따르면 9월말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1.56%로 6월말의 1.24%에 비해0.32%포인트(26%) 증가했으며 은행 신용카드연체율도 11.19%로 전분기보다 1.81%포인트(20%) 늘었다. 금감위는 지난달 4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과 남양주, 화성, 고양, 인천등 일부 지역에서만 주택담보 인정비율을 60% 이하로 제한했으나 전국으로 확대하는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은행의 반발과 민원이 예상돼 재정경제부 등 관련부서와 협의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또 은행권의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산정시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를 현행50%에서 60∼70%로 높여 가계대출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가계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추가적립과 주택담보인정비율을 70∼80%에서 60% 이하로 낮췄으나 부동산가격 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해 대출총액은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추가 인하 등도 검토하고 있다. 금감위는 위험가중치와 담보인정비율을 인상(인하)하는 데 따른 시장의 충격 등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다음주까지 마치고 인상(인하)폭을 확정할 계획이다. ◆가계대출 연체율 증가세 9월말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1.56%로 전분기(6월말)의 1.24%에 비해 0.32%포인트(26%) 늘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9월말 1.68%에서 지난해말 1.21%로 낮아졌으나 지난3월말 오름세로 돌아서 1.36%를 기록했다. 또 9월말 연체율은 지난 7월 1.61%, 8월 1.72%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통상 분기말 결산에 맞춘 적극적인 회수에 따른 현상이다. 특히 은행 신용카드 연체율은 11.19%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9월 8.42%에서 지난해말 7.38%로 떨어졌으나 이후 3월말 8.47%, 6월말 9.38% 등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9월말 205조8천억원으로 200조원을 돌파했으며 9월중 증가액 6조2천억원은 8월중의 5조5천억원에 비해 12.7% 늘었다. ◆담보비율 인하효력 미흡 금융당국이 투기지역에 대한 담보인정비율을 60%로 제한하는 조치를 강행했지만실제 대출가능금액은 거의 줄지 않는 등 효력이 충분치 않았다. 아파트 기준시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담보비율을 내리더라도 대출금액에는 예전과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의 경우 현재 신한은행에서 대출가능한 금액이 약 2억7천600만원으로 연초의 2억8천800만원에 비해 1천만원 밖에 줄지 않았다. 담보인정비율은 80%에서 60%로 낮아졌지만 기준가격 자체가 3억6천만원에서 4억6천만원으로 상승한데 따른 효과다. 역시 대치동에 있는 현대아파트 26평형도 국민은행의 담보비율은 연초 90%에서60%로 떨어졌지만 대출가능 금액은 2억1천800만원에서 최근 1억9천400만원으로 2천만원가량만 줄었다. 전문가들은 "예전에도 담보가치의 60%정도만 대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대출금액 자체는 오히려 늘었을 수도 있다"면서 "정책효과를 위해서는 담보비율을 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억.최윤정기자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