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세 전환인가, 일시적 반등인가.' 지난달 하순부터 환율과 금리가 야금야금 오르고 있다. 달러당 1천1백65원(7월22일)까지 수직 하락했던 환율이 어느새 1천2백40원대로 올라섰다. 불과 2∼3개월 전만 해도 '1달러=1천원시대에 대비하라'던 경고가 무색해졌다. 오히려 내년 초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는 판이다. 금리(3년만기 국고채)도 연 5.3%선에 막힌 채 서서히 저점을 높여가는 양상이다. 물가상승 압력과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 등 금리를 밀어올릴 요인과 끌어내릴 요인이 뒤섞여 있어 향후 금리를 점치기 어렵게 만든다. 주가 약세에다 환율 금리도 당초 예상을 빗나감에 따라 기업들이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더욱 애를 먹게 됐다. ◆ 환율 오름세 탔나 원.달러 환율을 오름세로 이끈 결정적인 요인은 엔 약세(엔.달러 환율 상승세)다. 원화의 '엔 동조' 고리가 요지부동이다. 엔화는 지난달 초 달러당 1백18엔대에서 요즘 1백25엔선을 넘보고 있다. 해외 분석가들은 내년 초 달러당 1백30엔대를 점치고 있다. 엔화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20년래 최저 수준인 주가, 대규모 금융부실 등 일본 경제불안이 심화돼 투자자금이 일본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엔화가 조금만 강세를 보여도 일본 당국자들이 '환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경고메시지를 던진다. 국내 외환수급 역시 환율 추가 상승을 점치게 한다. 구길모 외환은행 외환팀 과장은 "원유가격 상승으로 정유사들이 원유 확보에 비상이 걸린 데다 외국인들이 연일 주식 순매도에 나서 달러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달러 공급원인 국내 수출기업들은 7월 이후 환율이 내릴 것으로 보고 서둘러 보유 달러를 팔아치우고 있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부족 현상이 생겼다는 것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연구원은 "현재 환율이 내려갈 만한 요인이 없어 올 연말까지는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 금리는 바닥 확인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일단 연 5.3%선에서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부터 3∼4차례 연 5.2%대 진입을 시도했지만 한 차례(9월26일 연 5.29%)를 빼곤 번번이 실패했다. 현재 1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5.1%대여서 3년 이상 장기채권을 비싸게(낮은 금리로) 살 이유가 없다. 더욱이 콜금리(연 4.25%)와의 격차가 1%포인트 이내로 좁혀지긴 어렵다는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국고채 금리는 최근 연 5.3∼5.5%의 좁은 박스권 속에 서서히 저점이 높아지는 양상이다. 10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결정을 앞두고 거래량이나 금리 변동폭 모두 소강상태다. 그동안 금리논쟁이 치열했지만 시장에서는 대외여건에 비춰 이달 콜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성철현 LG투자증권 채권팀장은 "콜금리 동결과 인상 전망이 7대3 정도"라며 "현재 금리는 경기 부동산 물가 등이 두루 반영된 수준이어서 콜금리 인상 여부가 향후 시장금리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오형규.안재석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