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자동차 메이커인 피아트 SpA가 이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 부문에서 6천명을 추가 감원할 계획이지만 감원을 둘러싸고 최대 투자자인 제너널 모터스(GM)와 정부간 입장 차이로 진퇴양난에 놓였다고 월 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피아트는 이날 중 추가 감원 계획을 노조측에 전달할 예정이지만 노조와의 관련협상에 난항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 해고에 따른 부담을 우려한 정부측의 사실상의 반대 입장에 직면하고 있다. 이탈리아 최대 사기업인 피아트는 노조측의 양해는 물론 일시 해고 근로자에 대한 정부의 특별 보조금을 희망하고 있지만 정부는 8일 "피아트의 감원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성 발언까지 내놓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정부가 이미 심각한 재정적자에 봉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피아트에 대한 지원 의지나 능력 역시 소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8일 시칠리에서 2천명의 노동자들이 피아트 공장을 향하는 도로와 철도를 봉쇄하는 등 노조측의 반발도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반면 지난 2000년 피아트의 지분 20%를 24억 달러에 매입한 GM은 피아트사의 내분이 진정되지 않고 구조조정이 지체될 경우 오는 2004년께 나머지 지분 80%를 인수한다는 당초 계획을 변경해 다음 주께 기존의 지분 모두, 또는 대부분을 오히려 처분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시스'는 8일 한 보고서를 통해 피아트가 부채등급 하향 조치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머지 80%의 지분을 GM에 매각해야만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피아트 자동차의 GM 매각은 "피아트의 신용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것"으로 "피아트 운영상의 가장 중요한 장애요인들을 제거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GM의 나머지 피아트 지분 인수 가격은 명확치 않지만 두 회사는 지난 2000년 투자은행들이 평가한 시장 가격으로 나머지 80%의 지분을 매매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