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색조화장품이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천연 소재를 사용해 인체에 무해하고 샤워 한 번으로 말끔히 지워지는 수용성 화장품으로 아이를 예쁘게 키우려는 젊은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대치동에 사는 주부 강예리씨(33)는 최근 일곱살난 딸과 함께 백화점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매장에 50종이 넘는 어린이용 화장품이 진열돼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어린이용 화장품이 필요한가'라는 생각도했지만 평소 엄마 화장품을 가지고 놀기 좋아하는 딸을 위해 립글로스와 보디글리터젤을 사줬다. 대표적 어린이 화장품은 영국 브랜드인 '미스 몰리(Miss Molly)'. 지난 7월 롯데백화점 강남점에 한국 1호점을 낸 데 이어 분당 삼성플라자,명동 유투존,갤러리아 압구정점 등에 잇달아 입점했다. 11일에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도 점포를 연다. 한국 진출 4개월 만에 5개 매장을 열 만큼 호조를 보이고 있다.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미스 몰리 화장품은 6∼18세 어린이와 청소년이 타깃이지만 '키덜트족(아이 같은 어른)'이나 피부가 민감한 주부들도 즐겨 찾아 4개 매장 평균 매출이 평일엔 40만원,주말엔 80만∼1백만원에 달한다. 어린이용이라지만 상품 구색은 9개 카테고리,58종이나 돼 성인용 화장품 못지 않다. 아세톤으로 지우지 않고 손으로 떼어내는 네일폴리시를 비롯 보디글리터젤,립글로스,헤어 마스카라,향수 등이 대표적이다. 가격대는 1만3천원선(보디글리터젤)에서 1만9천원선(립글로스)까지 다양한 편이다. 특히 몸에 바르면 별 달 혜성 등이 반짝이는 보디글리터젤과 천연수에 장미나 백합을 담궈 향을 내는 어린이용 향수가 잘 나간다. 알로에가 첨가된 보습 제품인 립밤과 입술을 반짝거리게 하는 립글로스는 옅은 화장을 즐기는 '젊은 엄마'들이 구입,아이들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미스 몰리 판권을 갖고 있는 나라무역 조현주 사장은 "연말께는 아이섀도와 욕실용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