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9일 일본 명문기업들의 쇠고기위장매각.결함은폐.부정입찰 등 각종 대형사고가 한국기업에서도 나타날 수있다고경고했다. 연구소는 '일본 명문기업들의 불상사와 교훈'이라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연구소는 ▲일본의 명문기업들은 주주와 소비자의 의식이 뚜렷해지고 안전.환경등의 기준이 강화됐는데도 자만심 때문에 무시했고 ▲불황속에서 실적을 의식해 무리수를 뒀으며 ▲능력.업적주의로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떨어진 직원들은 내부고발에 나섰고 ▲회사측은 미봉적인 수습책을 내놨다가 문제를 더욱 확산시키는 잘못을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우리나라도 외환위기를 계기로 경제제도는 세계적수준으로 바뀐 상황에서 기업들은 성과주의 도입, 구조조정 등으로 직원들의 협동정신과 충성심이 떨어졌고 경기침체로 매출.이익 확대에 대해 부담이 늘어났다면서 일본식 사고가 발생할수있다고 말했다. ◆ 미쓰비시 자동차 미쓰비시 자동차의 경우 2000년 6월 리콜.클레임 사실을 운수성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내부고발이 있었다. 이어 같은해 7월초 운수성이 실사에 들어갔고 작년 4월이 회사의 전 부사장 등이 리콜정보 은폐혐의로 기소됐다. 이로인해 기업 이미지가 추락했으며 적자와 함께 주가는 40% 추락했다. 미쓰비시는 닛산을 추월하기 위해 새차 출시를 무리하게 서둘렀고 원가 절감에 치중하면서결함차를 양산한게 문제였다. 더욱이 결함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 ◆유키지루시유업 2000년 6월 유키지루시유업의 우유를 먹고 1만5천명이 집단식중독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사카공장의 공정오염 등에 의한 황색 포도상구균이 원인이었다. 회사측이 사과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여론은 극도로 악화됐다. 게다가 올해 1월23일에는 자회사인 유키리루시식품이 수입산 쇠고기를 일본산으로 속여 정부기관에 매각한 사실이 들통났다. 이로 인해 모회사는 2000년에 업계 1위에서 3위로 밀려난데다 순이익은 적자로돌아섰다. 주가는 6분의1수준으로 추락했다. 자회사는 작년 중반에 감원, 보너스 삭감 등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상황에서 불과 900만엔의 시세차익을 위해 속임수를 쓰다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 미쓰이물산 일본 최대의 종합상사인 이 회사는 건설 부정입찰, 관계 뇌물공여 사실이 지난6월에 드러났다. 다른 회사들과 답합해 입찰에 응모했고 담합 참여 회사에는 사례금을 줬다. 해외건설 사업시에는 상대국 고위관료에게 뇌물을 줬다. 회사측은 처음에는 부정입찰 사실을 인정하지 않다가 뒤늦게 사장을 비롯한 간부 4명 급여의 20%를 3개월간 반납하겠다는 미봉책을 발표하는 안이한 자세를 보였다. 결국, 도전정신이 충만했던 이 기업은 과거의 유산과 관행에 집착하다 시대의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병'으로 낙인찍혔다. ◆도쿄전력 지난 8월29일 공기업성격의 도쿄전력이 수년간 원자력시설의 이상을 발견하고도 은폐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도쿄전력은 원자로에서 균열징후를 발견했으나 보고하지 않았다. 특히 2년전 경제산업성이 내부고발을 근거로 조사를 지시했으나 도쿄전력은 자체조사결과 문제가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원자폭탄 피해 경험을 갖고 있는 일본시민들은 `극악무도한 행위'라면서 분노를나타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