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풍작을 거듭하면서 과잉생산 문제를 유발해온 쌀 농사가 올해에는 7년만에 최저 생산량을 기록했다. 지난달 초순 집중호우와 중순에 몰아친 태풍 `루사'의 피해에다 벼 재배면적이2.8%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다. 그러나 생산량 감소 폭이 심각한 정도가 아니어서 오히려 재고 증가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도 있다는 평가다. ▲쌀 생산 추이 =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쌀 예상 수확량은 평년보다 5.4∼7% 줄어든 3천440만∼3천500만석이 될 전망이다. 이같은 생산량은 평년의 3천700만석에 비해 5.4∼7% 줄어든 것으로 지난 95년의 3천260만석 이후 7년만에 가장 적은 양이다. 최근의 국내 쌀 생산은 96년 3천696만석 이래 97년 3천784만석, 98년 3천540만석, 99면 3천655만석, 2000년 3천574만석, 지난해 3천830만석 등 6년 연속 풍작을기록했다. 올해 생산량 감소에는 지난달 집중호우와 태풍의 피해가 큰 영향을 주었고 밭벼수매 중단 등 지난해부터 시작된 쌀 감산정책으로 인해 올해 벼 재배면적이 3만㏊(2.8%) 줄어든 것도 일조했다. ▲재고 문제 전망 = 올해 쌀 생산량의 감소는 지난해부터 이슈가 돼온 쌀 과잉재고 문제의 해결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쌀 재고는 연속 풍작과 소비 감소 등으로 지난 2000년부터 적정량(550만∼600만석)을 넘어선뒤 2001년 양곡연도말(10월)에는 929만석으로 늘었고 올해에는 1천318만석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었다. 최근 280만석에 대한 대북 쌀 지원이 시작되면서 수확기를 앞두고 예상됐던 창고 부족 등의 문제가 부분적으로 해소됐다. 하지만 여전히 재고(1천40만석)가 많은 상태이어서 올해 쌀 작황이 예년정도만 되더라도 내년에 300만∼400만석의 재고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우려돼왔다. 올해 예상 수확량은 국내 연간 쌀 소비량인 3천400만석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어서 일단 쌀 과잉 생산으로 인한 가격 불안과 재고처리 문제 등 사회적 부담은 크게덜게 됐다. 농림부 관계자는 "수확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최소시장접근(MMA) 수입물량 등을 감안할때 내년도 쌀 재고는 1천200만석에 달할 전망"이라며 "생산조정제 등 감산정책과 과잉재고 처리를 계속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재웅기자 wo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