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일본 경제 번영의 그늘속에서 일본을 따라가려 애쓰던 한국이 과감한 금융 개혁 조치를 통해 새로운 경제적 번영을 향해 나가고 있는 반면 일본은 개혁에 소극적으로 대처, 경제적 어려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14일자에서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역할 역전"이라는 제목의 커버 스토리 기사에서 금융 부문 개혁에 소극적으로 대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는 일본 경제 상황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을 신청한 뒤 과감한 금융 개혁에 나선 한국의 사례를 비교 분석해 다뤘다. 뉴스위크는 일본의 경제 전망이 계속 어두운 상태인 반면 한국은 견실한 소비자지출, 외환 보유고 증대, 교역 증가 등 한국의 전망은 밝다면서 올해 경제 성장률은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준인 6%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일본과 한국이 정반대의 상황에 처한 것은 대기업 집단이 금융기관을 세우고 이를 통한 자금 조달로 발전하는 일본의 모델을 본 땄던 한국이 IMF 구제금융신청을 계기로 이런 관행에서 과감하게 탈피한 반면 일본은 이를 고수하기 때문이라고 요약했다. 뉴스위크는 한국이 80년대 과도한 외채 차입으로 IMF 구제 금융을 받게되면서 은행 국유화 및 외국 전문가 영입, 부실 기업의 대대적인 정리 등 과감한 개혁 조치를 단행했지만 일본은 80년대 거품 경제가 사라진 뒤에도 개혁을 거부, 금융부문이총체적으로 어려움을 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뉴스위크는 최근 개각에서 금융상을 겸직, 일본 금융 부문 개혁이라는 최대 과제를 맡게된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경제 재정상이 한국 금융 개혁 조치를 배우려는 학생임을 숨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케나카 경제재정상겸 금융상은 지난해 뉴스위크와 회견에서 한국의 부실 기업정리 사례를 따를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도 해야하고 할수 있지만 이를 위해 강력한 금융 감독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답한 바있다. 이제 이런 임무를 수행하는 금융상까지 맡은 다케나카는 최근 인터뷰에서 부실기업 정리를 포함한 대대적인 산업구조조정을 시사했다. 뉴스위크는 개혁주의자로 알려진 다케나카 경제재정상겸 금융상이 개혁의 전면에 나서게 됐지만 과감한 개혁 조치에 대한 금융 부문, 관료사회 자민당 내의 반발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다케나카 경제재정상이 지난 주 은행권 부실 채권 문제 해결을 위해 과도한 채무기업들의 정리를 주창해온 KPMG 컨설팅의 기무라 타케시를 포함,개혁성향의 인사로 전담팀을 구성하자 도쿄 증시는 19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폭락하고 재계 단체인 게이단련(經團連)의 반발을 초래했다. 뉴스위크는 이번 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은행권이 부실 채권 정리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경우 시장의 실망감으로 주가는 더 폭락하고 다케나카경제재정상 뿐 아니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정치 생명도 위협받을것으로 대다수 분석가는 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