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을 떠나 무대위로' 벤처캐피털들의 문화 콘텐츠에 대한 투자 열기가 영화제작에서 최근들어 음반,공연 등 `비(非)영화' 장르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쉬리', `공동경비구역JSA', `친구'로 이어진 `대박' 열풍을 타고 물밀듯 몰려든 영화투자자금이 올들어 대작들의 잇단 흥행 참패와 함께 다시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영화가 아닌 분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벤처캐피털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의 벤처캐피털인 KTB네트워크[30210]는최근 이노디오미디어가 제작하는 3인조 그룹 `MC.THE MAX'의 1, 2집 음반 작업에 제작비 전액(총 8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했다. KTB네트워크는 지난 2000년 하반기 개봉한 `공동경비구역JSA' 이후 `단적비연수', `무사', `울랄라시스터즈', 최근의 `아유레디'까지 총 10여편에 200여억원을 투자하는 등 주로 영화투자에 집중해 왔으나 음반쪽에 투자를 시도하기는 이번이 업계에서 거의 최초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TB네트워크 최찬석 심사역은 "음반은 투자회수 기간이 짧고 유통 수수료가 적은데다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며 "그동안 음반 유통시장에 대한선입견이나 진입장벽 때문에 투자가 이뤄지지 못했을 뿐 점차 이 분야로의 진출이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KTB네트워크는 이에따라 이번 투자건 외에도 5-6개의 다른 음반작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공연 분야에서도 올해 안에 처음으로 20억원 내에서 투자를시도한다는 계획 아래 현재 1개 작품을 검토중이다. 한국기술투자[19550]도 공연 분야로의 진출을 위해 오는 12월로 잠정 예정돼 있는 미국의 인기 록그룹 `건즈 앤 로지스(Guns & Roses)' 내한공연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97년 초연 이후 지금까지 장기 공연중인 `난타', 최근 7개월간의 공연 일정을 마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등 공연 분야에 일찌감치 투자해 `대박'을 터뜨린 산은캐피탈[08270] 역시 그간의 투자 경험을 바탕삼아 공연 분야로의 투자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산은캐피탈 윤정식 엔터테인먼트 팀장은 "한국영화에 대한 투자과잉으로 함량미달의 작품을 양산하게 것에 대해 업계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공연 분야로 관심이 옮겨진 것도 이에 따른 대안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