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60평대 고급 빌라에 살면서 주민세 등 지방세 3억7천6백만원을 내지 않고 버티던 김모씨(50). 김씨는 최근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서울시 '38세금 기동팀'에 의해 형사 고발됐다. 서초구 반포동에 사는 정모씨도 1천7백만원의 시세를 체납했다가 적발돼 몰고다니던 4천9백㏄급 벤츠 승용차를 압류당했다. 정씨의 벤츠는 인터넷으로 공매 처분됐고 체납액을 뺀 나머지 금액이 정씨의 손에 쥐어졌다. C구의회 서모 의원(조사 당시 기준)은 주민세 1천6백만원을 내지 않았다가 월 55만원인 의정활동비와 1일 7만원의 회기수당 등이 채권압류되는 수모를 겪었다. 서울시 38기동팀이 체납자들에게 '저승사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8기동팀은 지난해 10월1일 출범한 고액체납세 징수 전담반. 국민의 납세의무를 명시한 헌법 38조에서 따온 이름이다. 38기동팀은 발족되면서 서울시 지방세 체납액 1조1천억여원중 5백만원 이상 고액 체납자 3만여명분 5천3백억원의 징수권을 넘겨 받았다. 1년이 지난 현재 징수 실적은 현금만 1천2백억원. 담보채권(3천5백억원어치)까지 포함하면 징수율은 88.7%에 달한다. 서울시 윤기명 38기동팀 1팀장은 "서울시와 구청들이 포기하다시피한 세금을 걷어들였다는 점이 더 큰 성과"라고 말했다. 부동산 예금 주식 골프·콘도회원권 자동찬 등 숨겨둔 재산을 파악하기 위해 민간 부문 '베테랑'까지 발탁했다. 한빛은행에 근무하던 하태영씨(47)는 금융재산 추적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계약직 공무원 신분으로 38기동팀에 특채됐다. 삼성화재 출신 강병선씨(38)는 숨은 체납자를 찾는 노하우를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공매 전문가로 인정받던 이제천씨(46)는 38기동팀으로 자리를 옮겨 체납차량의 인터넷 공매를 전담하고 있다. 92대의 차량을 공매해 4억9천여만원의 체납세를 징수하는데 톡톡히 기여했다. 38기동팀 윤 팀장은 "38기동팀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시세 징수가 훨씬 잘된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 지방세 징수율은 지난해 95%에서 올해 96.6%로 1.6%포인트 올라갔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