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빈 장관이 전격 연행되면서 신의주특구 개발계획은 물론 그의 입지도 불투명해졌다. 그가 무혐의로 풀려 나오더라도 장관직을 그대로 수행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우선 양빈 장관은 '이중 국적자'란 문제를 안고 있다. 당초 네덜란드 국적을 갖고 있던 그는 최근 북한 국적을 취득, 현재 이중국적자이다. 그러나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네덜란드가 지난 2일 양빈 장관에게 국적 선택을 요청했다. 그가 신의주 장관직을 유지하기 위해 성공의 발판이 된 네덜란드 국적을 선뜻 포기할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중국 정부가 양빈 장관을 달가워하지 않는 점도 큰 문제다. 중국 정부는 양빈이 특구 장관에 취임한 이후 공식적 논평을 꺼려 왔으며 '장쩌민 주석의 양빈 추천설'도 강력히 부인했다. 따라서 북한이 중국의 '비토' 분위기를 알면서도 계속 양빈을 고집하기는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이번 사건으로 양빈 장관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떨어졌다. 북한이 외국인을 특구장관에 앉힌 것은 북한을 믿지 못하는 투자자들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서였다. 때문에 '양빈' 카드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제대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물론 이번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될 경우 장관직 유지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그가 1년반 동안 신의주개발 계획에 직접 참여해 왔을 뿐 아니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임이 대단하다는게 그 이유다. 그러나 현재로는 퇴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