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출이 조업일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석달째 두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가면서 4.4분기 전망을 밝게 했다. 자동차와 통신기기, 반도체 등 주력품목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지역별로도 중국은 물론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시장에서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3.4분기에 보인 두자릿수 증가율은 수출이 바닥을 찍었던 작년 3분기(-19.8%)와 비교한 것인 만큼 `착시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세계경제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과 중동정세가 여전히 불안한 점은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동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다. 산자부는 9월까지 78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보임에 따라 올해 목표인 70억달러를 넘어 100억달러의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수출목표 1천620억달러의 달성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루평균 수출 6억3천만달러 = 9월 수출에서 가장 긍정적인 요소는 3개월 연속으로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보다 하루 평균 수출액이 2000년 12월 이후 가장많은 6억3천400만달러에 달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월별 하루 평균 수출액은 작년에는 6억달러를 넘은 적이 없고 올해는 6월에 6억100만달러가 가장 많았던 점에 비춰 9월의 실적은 수출의 양적 성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산자부는 평가했다. 그러나 9월이 분기말 효과를 보는 시기인 점에 비춰 하루 평균 수출이 6억달러가 넘는 실적이 지속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또 중국, 미국 등 주요시장 수출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도 주목할 만한대목이다. 9월1일부터 20일까지의 실적을 보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중국이 무려 59.8% 늘어난 것을 비롯해 유럽연합(45.8%), 아세안(36.4%) 등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미국(16.0%)과 일본(21.2%)에서도 선전했다. 특히 대중국 수출은 1.4분기에 4.7% 증가에 그쳤지만 2분기 18.0%에 이어 7월 31.3%, 8월 37.2% 등으로 30%가 넘는 증가율을 보이며 올해 9월까지 20.1%나 증가,중국시장이 수출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추석 연휴 전에 수출이 몰린 점을 감안할 때 9월 전체의 지역별 증가율은 다소 떨어질 것이라고 산자부는 설명했다. ◆주요품목 수출증가세 여전= 반도체(34.9%), 통신기기(30.8%) 등 주력품목의수출이 여전히 괜찮은 편이다. 자동차(-2.8%)의 경우 비록 감소했지만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에는 대당 수출단가가 9천200달러를 돌파, 작년 9월(8천116달러)에 비해 1천100달러 가까이 높아졌다. 선박의 경우 인도 일정이 몰리면서 100% 이상 증가했고 섬유류도 중국과 중남미로의 수출이 증가한 데 힘입어 1.6% 늘어났다. ◆4분기 미국.이라크가 변수= 4분기에도 수출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세계경기 회복의 지연여부나 미국-이라크전 발발 여부 등에 따라 증가폭이 흔들릴 가능성은 높다. 또 반도체가격(128메가 기준)이 8월에 개당 2.08달러에서 9월에는 1.81달러로떨어진 것도 4분기 전망을 다소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올 들어 단가가 상승하며 수출회복에 기여한 액정표시장치(LCD)도 9월 가격(15인치 모니터 기준)이 작년 9월의 205달러보다는 높지만 지난 8월의 237달러에 비해 낮은 217달러로 떨어진 것도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산자부는 "돌발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반도체와 통신기기, 컴퓨터, 자동차 등주력품목을 중심으로 두자릿수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