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연차총회에 북한을 정식 초청하기로 한 것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최근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미국이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IMF가 북한을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적극 피력함에 따라 북한의 개방은 앞으로 상당한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제사회에 본격 진입 북한은 지난 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전격 방문을 통해 국교수립 협상 재개에 합의한데 이어 미국이 20여명의 특사단을 내달 3일 파견, 관계 정상화를 모색키로 하는 등 외교적 고립 상태에서 빠른 속도로 벗어나고 있다. IMF가 북한을 내년 연차총회에 공식 초청키로 함으로써 북한의 국제사회 진입에 '날개'를 달아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IMF가 북한을 단지 초청하는데 그치지 않고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문제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북한이 신의주경제특구 개발 등 개혁.개방 프로그램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외자 유치에도 유리한 환경 조성이 예상된다. 일단 관심은 북한이 IMF의 초청을 수용할 것이냐 여부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 추구하고 있는 개방 의지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도 IMF 초청을 거부할 이유는 없으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관측이다. 주목되는 IMF 지원 프로그램 내년에 열릴 IMF 연차총회는 북한 관계자들이 비자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기 때문에 북한의 참가에 별다른 걸림돌은 없을 전망이다. 호르스트 쾰러 총재는 이날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자금 지원 등을 광범위하게 포함하는 기술적 지원을 약속함에 따라 구체적인 지원 프로그램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는 향후 IMF측이 북한의 요청이 있을 경우 IMF와 세계은행(IBRD) 전문관료의 북한 파견 및 국제금융시장 현안 설명, 북한 관리에 대한 위탁교육 등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북한이 신의주 경제특구 개발을 위해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으로부터 20억달러의 차관 도입을 추진하는 등 외자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시아권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IMF가 북한 지원의사를 밝힘으로써 북한의 개방 실험은 성공 가능성을 한층 높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