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경제특구에 대한 외국 언론들의 회의적 반응이 잇따르는 가운데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모닝포스트는 28일 북한 현지 당국자와 기업인들의 말을 인용,"북한에 자본주의를 심으려는 양빈 신의주 경제특구 행정장관의 꿈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의 한 당국자는 "양빈 장관이 신의주 경제특구를 만들기 위해 돈을 낸 적이 있느냐"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는 것이다. 한 외국 기업가도 "양빈 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제 아래 있기 때문에 신의주 특구에 투자하는 것은 여전히 북한에 투자하는 것과 똑같다"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앞으로 2년 뒤 김 위원장이 어떤 문제에 대해 반대한 뒤 양빈 장관에게 신의주 특구 폐쇄를 명령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기업가는 나진·선봉 경제특구를 예로 들며 "투자자들은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할 것이며 따라서 외국계 은행들은 북한에 돈을 대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업인은 "신의주 특구는 도박꾼들과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범죄인들,빚을 지거나 이혼하고 도주하는 사람들의 천국이 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양빈 장관이 이제 겨우 39세이며 지금까지 개인기업만 운영해 왔다"면서 "그런 사람이 이렇게 복잡한 일을 관리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국과 영국은 홍콩 기본법을 만들기 위해 상당히 오랜 기간 고심했다"면서 "겨우 두쪽짜리 기본법에 근거한 신의주 특구의 법률체계가 말이 되느냐"며 비판했다. 그는 "양빈 장관이 중국에서 재정상의 문제가 생기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에 착수했다는 말이 있다"면서 "이번 사업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