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기업경영의 장애물들을 제거해나가자는 취지에서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제2차 여성장관 회의에는 21개국 여성기업가 100여명이 참석, 자리를 함께하며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에서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인 이영숙(69) 부산 코모도호텔 회장과 이협회 강원지회장인 이혜원(49) 대영종합건설 대표, 한국 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인김혜정(41) 삼경정보통신 사장, 온라인게임 업체인 '마리'의 장인경 사장 등 4명이참석했다. 이들은 본회의와 각국 대표단의 소주제 발표에 참석한 데 이어 각국 여성기업인들과 오찬회동을 갖고 기업가로서 신경제 하에서 여성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과 이의 타개 방안 등을 논의하는 등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1978년 한국과 호주가 합작해 세운 코모도호텔을 인수, 경영해온 이영숙 회장은인터뷰에서 "여성기업인이 남성에 비해 모험심은 적지만 이 때문에 실패도 적은 편"이라며 "협회장으로서 여성창업의 활성화를 위해 현재 실시하고 있는 창업보육센터사업을 발전시켜가겠다"고 밝혔다. 1999년 발족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산하 13개 지회와 1천200여 여성기업을 회원으로 두고 있으면서 여성창업의 활성화를 위해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심사를 통해 창업여성에게 건물과 2천만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해주고 경영연수 등을 해주는 것이 주요 업무이다. 7년 전 남편의 소규모 건설업체를 물려받아 도로공사 등을 위주로 하는 일반 건설업체로 키운 이혜원 사장은 "남성이 주도해온 건설업의 성격상 여성이 이 분야에서 잘 해내기가 무척 힘들었다"면서 "그러나 여성 특유의 성실함과 섬세함, 투명경영 등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영종합건설과 역시 이 사장이 대표로 있는 세원토건 등은 연간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 건설업체. 무인 우체국격인 '포스탈 서비스'라는 콘텐츠를 정착시킨 삼경정보통신 김혜정대표는 "세계 여성들이 어떻게 뛰고 있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이번참석의 소중한 성과"라며 "이번에 참석한 기업가들이 연대를 구성할 수 있는 방안을마련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삼경정보통신은 최근 세계적 기업인 씨스코시스템즈의 한국지사장을 지낸 홍성원씨를 회장으로 영입했다. 김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 IT 여성기업인협회'는 여성에 맞는 IT 콘텐츠의개발과 데이터베이스 구축, 분석 등을 통해 IT 관련 여성기업인의 창출을 유도하고있다. 온라인 게임 '단군의 땅'을 국내에서 히트시킨 마리의 장인경 사장은 "여성의정직성과 성실함, 기본과 약속을 잘 지키는 가치 등이 자본주의의 규칙과 매우 잘맞아떨어지는 만큼 여성기업가들이 활동할 영역은 넓다"며 "신경제 거품의 유혹에 홀리지 말고 여성기업가들은 자신이 믿는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새너제이에서 지난 5년간 미국 개척의 기반을 닦은 장 사장은 향후 워싱턴에 기반을 둔 업체와 조인트벤처를 설립, 교육온라인 콘텐츠로 미국시장을 파고들어간다는 구상이다. 한편 인도네시아에서 화장품과 건강식품, 호텔, 온천 등의 사업을 이끄는 거물여성기업인인 무르야띠 소에디뵤 사장(74)은 "집 창고를 개조해 28년 전 첫 사업을시작했을 때 은행에서 여성기업인을 평가절하, 돈을 빌려주지 않아 애를 먹었지만지금은 오히려 돈을 빌려주겠다고 서로들 난리"라며 여성기업인으로서의 성공담을들려주었다. 그는 "21세기 정보.통신시장에서는 똑똑하고 교육을 잘 받은 여성이 기업가로서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여성창업자들을 교육하기 위한 단기 직업훈련과정을 운영중"이라고 말했다. (과달라하라=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