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의 민영화 성패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2000년 '국민기업'으로 탈바꿈한 포스코의 지난 2년간 행적은 일단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달말로 민영화 2주년을 맞은 포스코는 외견상 회사명 변경을 위시해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고 질적으로도 수익중심의 기업마인드 제고, 리스크관리 차원의 재무구조 견실화 등의 발전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다만 정부 및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고 경영혁신을 지속화할 수 있느냐는 과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로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민영기업으로서 포스코의 가장 두드러진 외형상 `변신'은 지난 3월 2001사업연도 결산을 위한 정기주주총회에서 34년간 사용해 온 포항제철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포스코(POSCO)로 회사명을 바꾼 것이다. 64년 4월1일 창립부터 사용했고 한국 산업근대화의 이정표격인 '포항의 기적'을 상기시키는 포항제철이라는 이름을 과감히 버림으로써 포스코는 제철기업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미래지향적인 `뉴 비즈니스' 추진을 선언하게 됐다. 포스코가 이처럼 회사명 변경이라는 과감한 `승부수'를 띄울 수 있었던 것은 다름아닌 민영화 이후 추진해 온 경영혁신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민영화를 본격 준비하기 시작한 98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순이익은 창사이후 97년까지 30년간의 순이익 누계액보다 1조원 이상 많은 5조1천400억원으로 연평균 1조2천850억원에 달했다. 과거 수익보다는 외형 중심의 경영을 폈던 포스코가 민영화를 전후해 수익 위주의 경영으로 선회하면서 재무구조도 더욱 견실해져 작년말 현재 차입금 규모는 5조2천억원대로 감소했고 지난달말 기준으로는 4조6천900억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같은 재무구조의 견실화는 8월 말 현재 부채비율 53.4%, 자기자본비율 65.2%라는 객관적 수치로도 확인된다. 포스코가 외환위기와 최근 20년내 최악의 가격폭락 속에서도 이같은 경영성과를 올린 것은 미리부터 민영화에 대비, 과감하고 면밀한 경영혁신을 추진해 온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산업 팽창기에 지향했던 '최대생산-최대공급'의 양(量) 중심에서 '적정생산-최대이익'의 질(質) 중심으로 경영의 패러다임을 전환, 고수익 중심의 생산 및 판매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업무 프로세스를 고객중심으로 재설계하고 디지털 경영체제를 구축한 점은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민영화 3년차를 맞는 포스코의 앞날을 밝게만 볼 수 없는 한계도 없지 않다. 최고경영자인 유상부 회장은 98년 포스코의 사령탑으로 취임하면서 정치권력과 의 단절을 선언, 국내 공기업 최초로 사외이사제를 도입하고 전체 이사회의 절반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우는 등 나름대로의 노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유회장은 그러나 타이거풀스 주식매입 과정에서 드러난 스캔들로 불구속기소되는 등 그동안 외쳐왔던 '투명경영'에 상처를 입어 포스코와 본인의 본래 이미지를 되찾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을 해야만 하는 부담을 안게됐다. 업계에서는 "전세계 철강업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포스코가 민영화에 맞지 않는 구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면 미래경쟁력은 없다"며 "민간기업으로 거듭난 만큼 어떠한 정경유착도 용납치 않는 단호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포스코가 앞으로 세계 톱 클라스의 제철기업, 나아가 업종의 한계를 벗어나 세계 유수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제고, 주주이익 극대화, 부단한 기술개발 등 질적 경영혁신을 지속해야 한다는게 회사 내외부의 컨센서스다. 포스코 윤석만 홍보담당 전무는 "일부 남아있는 공기업 시절의 부정적 관행과 이미지를 철저히 불식시키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입각한 정도경영을 펼쳐 명실상부한글로벌 초우량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