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재테크 포인트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 가능성이 대내외 금융시장의 최대현안이다. 국내 재테크 시장도 이에 예외가 아니다. 이달 들어 뉴욕 증시에서 9.11테러 이후 재현되고 있는 "전시형 투자유형"이 국내에서도 주목을 받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미국의 투자위험 분석기관인 리스크 메트릭스는 투자자의 유형을 주식보다 채권을 선호하는 "보수형" 주식과 채권비중을 동일하게 가져가는 "중립형" 우량업종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유지하는 "성장형" 첨단기술 업종의 보유비중이 높은 "공격형"으로 분류,전쟁과 같은 비상사태에서 각 유형별 투자 수익률을 분석해 발표했다. 전시형 투자유형은 이들 네가지 유형 가운데 전쟁과 같은 비상사태시 가장 높은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은 "보수형" 그룹을 말한다. 최근 뉴욕 월가에서는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이 보유주식을 처분하고 채권과 저축성예금,양도성예금을 늘려나가는 전형적인 "전시형 투자유형"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이달 들어 23일까지 고객예탁금은 6천5백억원이나 빠져나갔다. 반면 단기채권형 상품은 계속되는 금리인상 가능성,총액대출한도 축소조치에도 불구하고 5백억원이 늘었다. 은행권의 저축성예금에는 무려 1조원의 시중자금이 몰렸다. 앞으로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우려가 완화되지 않을 경우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조치 대신 총액대출한도 축소를 통해 시중자금을 계속 흡수해 나갈 경우 채권관련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 속도는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은의 의지에 따라서는 자금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은 재료에 따라 부유(浮遊)자금의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아직까지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앞으로 시중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한은의 총액대출한도 축소조치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의외로 많다. 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부동산 투기억제와 인플레 예방차원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계속 언급됨에 따라 국내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속돼온 회사채 순상환 기조가 지난주를 고비로 순발행 기조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 25일까지 회사채 발행액은 1조7천9백억원에 달했으나 상환액은 1조6천7백억원에 그쳤다. 순발행액이 1천3백억원에 이른 셈이다. 한은의 총액대출한도 축소조치로 회사채 발행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확보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천2백20원대의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원.엔 동조화 계수가 0.90을 넘는 상황에서 엔.달러 환율이 장중한 때 1백24엔대에 달할 만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현재 일본경제는 "좀비(zoombi)경제"라 불리울 만큼 경제성장과 물가가 동시에 떨어지는 디플레 우려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디플레 해소차원에서 연초에 이어 엔저 정책을 재추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주에도 엔.달러 환율은 1백20엔~1백25엔 범위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국내외환시장의 외화수급 여건은 서비스수지 적자폭 확대와 신규 외국인주식투자 자금의 유입세가 주춤거리면서 올들어 지속된 공급과잉 상태가 해소되고 있다. 이번주에 월말 수출네고장세로 바뀐다 하더라도 외화수급을 크게 흐트러뜨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1천2백원 이상의 높은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