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27일(이하 현지시각) 한국과 진행해온 조선 협상이 "실패했다"고 선언하면서 이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행위의 아란차 골잘레스 대변인은 "EU가 상호 받아들일 수 있는 절충에 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표단이 모든 제의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EU는 협상 결렬을 선언함에 따라 앞서 밝힌대로 회원국 정부가 자국 조선업계에 보조금을 다시 지급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이다. EU의 조선 보조금은 지난 2000년폐지된 바 있다. EU 집행위는 앞서 한국이 끝내 타협에 응하지 않을 경우 WTO에 제소하는 한편 조선 보조금도 부활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EU의 WTO 제소는 30일의 브뤼셀 EU 외무장관회담에 제출될 예정이나 무난히 승인될 전망이다. EU 회원국 가운데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덴마크 및 스웨덴은 EU조선업계에 대한 정부지원 재개가 업계 구조조정에 장애가 된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집행위의 발표에 대해 EU조선업협회(CESA)의 라인하르트 뤼에켄 사무총장은 "WTO가 (승소) 판정할 때까지 기다리면 너무 늦는다"면서 "상황이 처음에 비해 더 나빠졌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협회측은 EU 조선업계의 수주가 지난해 t 기준으로 37% 하락한데 이어 올해는 그 폭이 50%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브뤼셀 블룸버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