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원유 매장량은 1천1백20억배럴. 사우디아라비아(2천6백50억배럴)에 이어 세계 2위다. 이라크는 지난 1980년 이란을 침공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원유 생산량이 하루 3백50만배럴에 달했으나 1990년 쿠웨이트 침공 이후 금수조치를 당하면서 생산량이 급격히 줄었다. 그러나 유엔은 1996년 12월 이라크에 '원유-식량 교환 프로그램'을 적용,원유 수출 재개의 길을 열어주었다. 이 프로그램은 식량과 의약품 등을 사기 위한 목적의 원유 수출을 허용한 것. 이에 따라 이라크는 자국 소비용을 제외한 하루 최대 2백10만배럴을 수출할 수 있게 됐다. 과거보다 40% 정도 준 물량이다. 유엔의 이같은 규제에도 불구,이라크는 여전히 세계 원유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유엔이 이라크의 경제체제를 개혁하기 위해 '원유-식량 교환 프로그램'의 갱신 시한을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자 이라크는 이에 항의,수출을 자진 중단해 세계 석유시장을 혼란에 빠트렸다. 올 4∼5월에도 이스라엘과 분쟁 중인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감의 표시로 재차 수출을 중단,국제 유가를 급등시켰다. 세계 석유 메이저들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제거 이후의 지배권을 놓고 벌써부터 치열한 물밑 경쟁을 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이라크가 외국인 투자를 추가 유치한다면 현재 하루 2백80만∼3백만배럴에 머물고 있는 산유량을 5년내 6백만배럴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