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의주 특별행정구가 특구로서 제기능을 발휘하려면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할까. 북한 전문가들은 관련 사업이 속도감있게 추진되더라도 4∼5년은 걸려야 인프라를 갖추고 외국인 투자도 활기를 띨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 추진 과정에서 하위법령 제정 등의 변수가 많아 성공 여부는 1,2년 정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단기간엔 힘들듯 =북한 전문가들은 신의주에 도로 항만 등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단기간 내 성공한 특구의 모델로 발돋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아직은 가능성만 보여준 단계"라며 "신의주 주민의 이주작업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또 "북한이 금융.산업 등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해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오기까지는 적어도 몇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강택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은 정치적으로 개혁 개방 정책 노선을 분명히 선택한 뒤 특구를 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외자 유치까지는 수년이 걸렸다"고 지적하고 "북한은 개혁 개방에 대한 지도부의 노선 정립이 이뤄지지 않아 중국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임 위원은 그러나 "섬유나 신발 등의 임가공 업종은 법적 기반만 갖추면 조기에 투자를 유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삼식 KOTRA 북한실 과장은 "특구의 기본 골격을 갖추는데 3∼4년,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해 외국자본 투자가 본격화되는데 5∼6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내년 상반기중 남신의주로 이주 완료 =지난 10여년 동안 중국 단둥에서 신의주를 상대로 무역업을 해온 K씨는 "주민 이주작업이 이미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는 "특구로 지정된 신의주에서 남쪽으로 약 15㎞ 떨어진 남신의주에 신도시를 건설, 특구 주민을 이주시킨다는게 북한의 기본 생각"이라며 "남신의주에 대규모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빠르면 6개월 내 완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북한은 이주 작업을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끝낼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변수 많다 =아직까지 북한은 특구 기본법 이외에 구체적인 하위법령들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구체적인 밑그림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외국 투자자들이 섣불리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위 법령의 내용이 얼마만큼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느냐가 외자 유치의 관건이란 얘기다. 임강택 위원은 "베트남이나 중국 등 다른 나라에 투자할 때보다 높은 기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프로그램을 확실히 보여주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북한 특구주민 선별 작업 =신의주 주민의 이주작업이 끝나면 특구 행정청은 새로운 주민 선발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노동력의 질 및 당성(黨性) 등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지역 주민이 신의주 특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통행증(일종의 비자)을 받아야 한다. 이는 선전 등 중국의 특구 모델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단둥=한우덕 특파원.홍영식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