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은행들은 돈을 빌려줄 때 담보가치만 따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담보보다 돈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를 따져보는게 더 중요합니다." 영국계 은행인 HSBC의 존 블랜손 한국대표(50)는 최근 기자와 만나 가계대출 부실논란과 관련, 한국의 은행들이 대출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HSBC의 지난 6월말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0.1%로 국내 은행권 평균(1.24%)의 12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3년간 한국의 은행권을 지켜봤다는 블랜손 대표는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계대출 시장도 이전보다 리스크가 커졌다"고 지적하고 "하지만 금감원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금감원의 각종 규제조치들이 모호한 구석이 많은 점은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랜손 대표는 이어 "앞으로 가계대출 시장은 경쟁이 더욱 심해지면서 은행의 이 부문 수익성도 덩달아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