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중의 과잉 유동성을 환수하는 방법은 금리인상뿐"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부동산 거품을 막기 위한 한은의 대책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총액대출 한도를 줄이는 등의 방안도 유동성을 환수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총재는 "지금은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한 금리인상 요인과 세계경제 불안으로 인한 금리동결 요인이 뒤섞여 있는 상황이어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그대로 두면 가계대출이 더 늘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총재는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 3조원 안팎의 시중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며 "지금 시점에선 경기부양보다 물가안정과 국제수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해 금리인상을 적극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여야 의원들은 고액권 발행 및 디노미네이션(denomination, 화폐단위 절하) 문제와 관련, "한은이 수년째 적극 검토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이젠 검토 결과가 나올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박 총재는 이에 대해 "(고액권 발행 등에 대해) 정부와 국회에서 먼저 합의가 이뤄져야 하며 한은은 이를 실행에 옮기는 심부름꾼에 불과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태스크포스팀을 통해 검토한 결과는 올 연말께 1차 시안 형태로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