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연휴 끝에 24일 문을 연 도쿄 금융시장은 주가,엔화,채권값이 모두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를 겪었다. 증시는 닛케이평균주가가 3백엔 가까이 빠지는 폭락장세로 출발,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엔화 값 역시 크게 떨어지면서 오전 한때 달러당 1백24엔대까지 밀려났다. 사상 초유의 국채 유찰사태가 빚어졌던 채권시장에서도 10년만기 국채값이 약세(수익률은 상승)를 면치 못했다. 이날 신규발행된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1.335%로 전주말보다 0.03% 올랐다. 시장 관계자들은 '트리플 약세' 재현 이유를 정책부재에 대한 안팎의 불신에서 찾고 있다. 주가의 경우 미국 나스닥발 폭풍이 직격탄을 날린 탓도 있지만 땜질식 편법으로 위기를 모면해온 일본 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다. 일본 중앙은행이 지난 18일 민간은행 보유주식을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그 약발이 '1일 천하'에 그쳤다는 것이다. 도이체증권 애널리스트인 무샤 료지는 "불량채권을 조속히 걷어내고 공적자금 수혈로 은행들의 자본을 확충해야만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감세,디플레 대책에서도 별 진전 없이 토론과 내부의견 조율에만 매달려 온 일본 정부의 미온적 태도 또한 위기를 증폭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