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활기를 띠었던 역내 은행들의 합병 작업이 매입자들의 인수 비용 축소로 둔화되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 저널(AWSJ)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97년 이후 또 다른 금융위기 재현을 막기 위해 역내 은행간 통합과 외국인 지분 참여 작업이 활발히 진행됐지만 최근 들어 잠재적 매입자들이 인수 비용을 줄인 데다 소유주들도 매각에 소극적 입장을 보이면서 역내 은행 통합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세계 대형 은행의 대부분은 역내 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잠재적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인수 비용을 최대한 줄이려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역내 금융권에 만연한 족별 경영과 정부 지배, 엄격한 규제 등의 장벽도 적극적인 매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역내 은행 중 정부와 족벌 소유 은행이 많은 데다 이들 은행의 대주주인 족벌과 정부는 경영권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쉽사리 넘겨 주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인수 매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신문의 설명이다. AWSJ은 또한 많은 전문가들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은행들의 합병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양국간의 정치적 갈등 때문에 실제로 합병이 성사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다만 한국의 은행 인수 합병 작업은 역내에서는 드물게 성공적인 경우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소재 투자자문사인 라사 글로벌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테오발드씨는 "은행과 금융 부문에서 한국은 외국 주주들에게 가장 개방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