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자본이 한국 중소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번 가을 한국의 벤처 및 기술혁신기업(이노비즈)에 돈보따리를 풀겠다는 미국 벤처캐피털이 30여개사에 이르고 있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애드밴터그로스캐피털은 한국의 정보기술(IT)과 비즈니스서비스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시장조사에 나섰다. 이 회사는 아직 코스닥 등에 상장되지 않은 창업초기 기업에 본격 투자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바이오매트릭스 등에 투자했던 이 회사는 초기 투자액을 업체당 1백만달러 정도로 잡고 있다. 투자 조사대행 담당인 조셉 캐뷰에이 이사는 "유망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3백만달러까지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맨해튼 스탠퍼드호텔에서 만난 그는 "9월26일부터 10월초까지 서울에서 뉴욕자본유치를 바라는 한국 중소기업인들과 직접 상담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뉴욕의 이스톤헌트캐피털은 한국의 제조업체에 중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소닉스 등에 투자해온 이 회사는 업체당 8백만달러까지 투자할 방침이다. 이처럼 뉴욕의 벤처캐피털들이 한국의 벤처기업 투자에 크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한국의 IT 및 인터넷 분야 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새로운 자본투자시장을 형성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들어 뉴욕에서 '한국이 일본 투자시장보다 낫다'는 판단이 팽배하면서 한국투자러시가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뉴욕 자본의 관심이 한국으로 쏠리자 뉴욕 벤처캐피털과 국외 벤처기업을 연결시켜주는 업무를 하고 있는 뉴욕시 경제개발공사(EDC)는 오는 11월7일과 8일 양일간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한국 벤처.이노비즈 초청 투자쇼'를 열기로 했다. 이 투자쇼에는 뉴욕 벤처캐피털을 비롯 미국 정부기관과 컨설팅업체 등 약 1천여기업 및 기관에서 3천여명이 참가한다. 한국에서도 50여개 벤처 및 이노비즈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자본들은 우선 이 투자쇼에 참가하는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업체 선정작업에 들어가며 11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서울에서 투자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GE그룹의 GE이쿼티도 한국기업에 대한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이 회사는 "GE 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업체당 투자금액은 5백만달러에서 2천만달러까지 가능하다는 것. 엔트로피아 등에 투자해 온 RRE벤처는 한국 벤처기업들이 소프트웨어 분야에 뛰어난 점을 감안,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관련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따라서 인터넷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 벤처기업들은 이 회사의 자본을 끌어들이는게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RRE 벤처는 창업초기단계 기업보다는 이미 성장단계에 접어든 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체당 5백만달러를 투자할 수 있다고 밝힌다. 이번에 한국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나선 뉴욕 자본들은 한결같이 맨해튼에 사무실을 두고 1억~25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캐피털이다. 로캐피털과 실리콘앨리벤처도 인터넷 분야 투자를 희망하고 있다. 현재 컴팩에도 투자하고 있는 로캐피털은 업체당 1천5백만달러까지 투자할 수 있다고 한다. 허드슨벤처스도 인터넷 분야에 관심이 많다. 이미 클라이언트소프트 네트키 등 인터넷 업체에 투자하고 있다. 업체당 투자액은 2백만달러 정도. 와서스틴벤처스는 네트워크 관련 분야에 투자하고 싶어하며 아이해치파트너스는 e커머스 분야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이해치는 창업 초기단계 기업에 투자하기로 유명하다. 한편 뉴욕에 있는 벤처투자 알선업체인 인프라베이직은 한국기업이 뉴욕 자본을 유치하는데 따른 각종 업무를 대행해 주겠다고 밝혔다. 인프라베이직의 한국 현지법인(02-549-9434)은 11월 초 뉴욕에서 열리는 한국 벤처.이노비즈 투자유치쇼에 참가하기 원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부스 설치 및 관련업체 알선 등을 맡아 주기로 했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