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의주를 특별행정구역으로 지정하고 기본법을 제정한데 이어 23일 이를 뒷받침하는 정령(시행령)을 발표함에 따라 신의주 특구가 어떤 산업을 중심으로 개발될지 주목된다. 대북 전문가와 당국자들은 북한에 값싼 노동력이 풍부하다는 점을 들어 일단 경공업 위주로 개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남측 주도로 개발될 개성공단과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어떻게 개발될까 =북한은 몇년 전부터 신의주를 경공업 생산기지로 개발하는 문제를 검토해 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해 1월 중국 상하이 방문 직후 신의주에 들러 화장품 공장 등 경공업 분야를 현지 지도한 적이 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장은 "신의주 지역은 신발 의류 식품 등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경공업이 발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승렬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의주 주변의 경공업 생산기반을 활용해 해외자본을 끌어들여 수출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당국은 첨단 정보기술(IT) 분야의 육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외자를 유치해 선진 IT 기술단지를 조성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 IT 관련 전문인력과 산업이 평양에 집중돼 있어 이를 분산시키는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 개성공단과의 역할 분담 =개성공단도 단기적으론 경공업 위주로 개발될 것이란 점에서 신의주 지역과 별 차이가 없다. 현대아산이 2000년 남측 4백61개 업체를 대상으로 개성공단 입주의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섬유(31.8%) △신발(19.6%) △의류(15.1%) △조립금속 기계(9.1%) △전기 전자(8.0%) △봉제 완구(2.5%) △가방(2.0%) △화학(1.9%) △기타(14.6%) 등 경공업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중공업 등 다양한 산업이 병행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경의선이 연결되고 개성공단이 특구로 지정되면 남한보다 물류비와 인건비가 싼 이 지역을 남한 기업들이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