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는 이미 디플레이션 시대를 맞기 시작했으며 일본과 같이 장기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고 모건스탠리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가 다시 경고했다. 모건스탠리 글로벌연구센터 소장으로서 올봄 '더블딥'이라고 하는 미국경기의 재하강국면 진입을 전망했던 로치는 이같은 장기침체를 막는 일이 현 미국 정치지도자들이 다른 어느 것 보다도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22일자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 최근의 주택경기 호황과 소비자들의 여전한 소비욕이 미국경제를 지탱케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택경기 거품과 소비거품은 곧 붕괴될 것이며 그 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치는 1997년 이래 지금까지 미국 주택값은 27%나 올랐으며 이는 같은 기간 주택임대료 상승률의 3배나 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주택경기의 거품은 현재 미국이 경험하고 있는 경제거품의 핵심현상이라고 말했다. 미국내 소비거품의 붕괴현상이 어떻게 촉발될 것인가에 대해 로치는 유가의 급등, 사무직의 대량감원 또는 부동산시장 거품의 증발이 그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이중 한가지만 심화되더라고 미국경제는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의 주요국가들이 디플레현상을 이미 겪고 있으며 중국, 일본 등 그같은 나라들로부터 값싼 원자재를 도입해 만든 미국상품의 가격은 떨어질 수 밖에 없으며 그만큼 미국내 디플레 압력은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미국은 일본과 틀리며 일본경제의 무기력과 비교하면 미국경제는 더 유연성을 갖고 있고 역동적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이미 디플레를 맞고 있으며 그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스닥지수가 5천고지를 향해 치닫고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나스닥시장의 붕괴에 대해 믿지 않았듯 현재의 경기확장세의 기초가 너무 연약하다는 것을 부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