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집값 폭등에 분노한 서민들이나 큰 시련을 당한 수재민들에게도 '한가위 같기만 하라'는 추석도 지났다. 이번 주는 국내외 경제현안들을 꼼꼼히 챙겨야 할 때다. 우선 23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대한생명 매각문제를 매듭짓는다. 한화의 인수자격 시비에 이어 가격이 새삼 부각됐다. 여론도 "제값을 받아야 한다"와 "공자위가 너무 딴죽을 건다"로 나뉘어 있어 주목된다. 경기를 가늠할 경제지표로 8월중 산업활동동향과 국제수지가 27일 함께 나온다. 생산 증가세가 유지될지,투자가 되살아날지,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될지 관심거리다. 이런 지표를 보면 대략 10월 콜금리 인상여부를 점칠 수 있다. 돈이 흘러 넘쳐 고심 중인 한은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총액한도대출 축소문제를 논의한다. 11조6천억원인 총액한도대출을 9·11테러 이전 수준(9조6천억원)으로 줄여도 통화관리 메커니즘상 콜금리 인상 없이는 과잉 유동성을 거둬내기 어려워 고민이다. 전윤철 경제부총리와 박승 한은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 총회 참석차 주중 미국으로 출국한다. 주요국 정책당국자들과 만나 거시경제 운용방향에 대한 힌트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기획예산처는 24일 내년 예산안을 발표한다. 수해복구를 위해 추경을 당겨 써 당초 1백14조원보다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나라 밖에선 걱정거리 일색이다. 미 다우지수는 8,000선이 재차 무너졌다. 국내 증시의 700선 지지에 큰 부담거리다. 이라크 사태에다 유가가 배럴당 30달러에 육박하고 있고,미국 경제의 '더블 딥(이중침체)' 우려,3·4분기 미국 기업실적 악화 등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이래저래 투자자들은 무거운 돌에 깔려있는 꼴이다. 때문에 2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여부에 세계의 이목이 쏠려있다. 하지만 금리인하시 FRB가 더블딥 가능성을 공인하는 셈이어서 일단 동결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야를 좀더 넓혀보면 북한을 중심으로 한반도 주변 정치·경제 역학구도의 중대한 변화 움직임에도 관심을 기울일 때다. 고미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방북 직후 북한은 신의주 경제특구 구상을 발표했다. 여기에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며 '제2의 이라크'로 지목하려는 움직임도 염두에 둬야 한다. 오형규 경제부 정책팀 차장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