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채권금리는 연 5.2∼5.6%(국고채 3년물 기준)의 박스권을 움직이면서 서서히 저점을 높여갈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다만 미국 경제상황이나 미국·이라크간 분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일시적으로 금리가 급등락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채권시장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향후 금리방향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이는 변수는 크게 두 가지.


우선 한은이 콜금리를 언제 얼마나 올릴 것이냐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져 있다.


한은의 콜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채권금리가 박스권을 상향 돌파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7일 시중 은행장들이 금리 인상에 공감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7%포인트나 급등했다.


시장이 한은의 금리정책에 얼마나 민감한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리먼 브러더스 김규태 채권팀 차장은 "콜금리 인상문제를 놓고 최근 들어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 사이에 마찰이 심해지면서 한은이 선제적인 조치(금리 인상)를 취할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시장에 팽배하다"며 "물가나 부동산 경기의 과열 등 금리를 인상시켜야 하는 요인도 충분해 시중금리는 조금씩 저점을 높여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쉽사리 금리를 인상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특히 외국계 은행들 가운데는 연내에 금리가 인상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씨티은행은 최근 '주간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한은의 강한 금리인상 의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에 따른 세계 경제의 동요 △부동산투기 억제책의 효과를 더 두고봐야 한다는 정부의 반대입장 등으로 연내 콜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털도 금리를 소폭 인상해봐야 부동산 시장은 안정시키지 못하면서 자칫 경기하강만 재촉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또 다른 변수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경제의 방향성.여기에는 향후 미국과 이라크간 분쟁이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냐가 가장 큰 관심사다.


금성원 동양종금증권 채권팀 연구원은 "현재 채권금리는 과잉 유동성에 의한 부동산 경기과열이라는 대내 변수와 미국 등 세계경제 불안감이라는 대외 변수가 팽팽히 맞서면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대외적인 불안감이 희석되거나 증폭돼 대내외변수간 힘의 균형이 무너질 경우 금리가 박스권을 큰 폭으로 하향 또는 상향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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