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가격문제를 이유로 대한생명 매각 승인을 연기함에 따라 매각가격이 당초 합의된 수준에서 올라갈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초 예보와 한화컨소시엄이 합의한 대한생명의 기업가치는 1조5천2백억원,지분 51%의 인수가격은 7천7백52억원이다. 양측은 또 인수대금은 인수시점에서 4천억원을 지급하고 2년후에 나머지 금액인 3천7백52억원을 나눠내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업계에는 이날 "청와대측에서 2천억원을 더 받아내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설이 돌았다. 현정택 경제수석이 17일 저녁 전윤철 부총리 등 3개부처 장관이 모인 자리에서 이같은 뜻을 전달했고 이 의사가 다시 공자위에 전해졌다는 것이다. 이날 공자위에서 가격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제기한 위원은 어윤대 고려대 교수였다. 그는 "연간 7천억원의 이익을 내는 회사를 7천억원에 팔면 말이 되느냐"며 예보와 한화간 합의된 매각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면서도 크게 반발하지는 않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매각대금 2천억원 인상요구설'에 대해서는 "실무진이 검토할 것"이라며 협상에 응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한때 가격이나 자격문제를 두고 시비가 일었을 때 "대생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따라서 향후 추가협상과정에서 어느 정도는 매각가격이 인상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나돈 소문대로 2천억원이나 인상될 지는 불투명하다는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매각주간사인 메릴린치도 이날 회의에서 1조5천2백억원이면 대생의 기업가치 상한선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메릴린치는 대생을 우리금융그룹에 편입시키거나 3∼4년후 기업공개를 통해 주식을 매각하는 대안도 냈다. 그러나 공자위 관계자는 "전략적 투자자에게 넘기는게 유리하다는 차원에서 검토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