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3분기 실적전망을 하향 수정한 기업수는 상향조정 업체의 2배를 넘고 있다. 부정적 실적보고서를 낸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17일 뉴욕증시는 '이라크 무기사찰 허용'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큰폭 하락했다. ◆실적하향조정 급증=기업실적을 분석·집계하는 퍼스트콜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편입된 상장사 중 17일까지 3분기(7∼9월) 실적전망 수정치를 내놓은 곳은 1백93개사. 이중 전망을 당초 예상치보다 하향 조정한 곳은 1백개사로 상향 조정한 기업(41개)을 압도했다. 기존 전망치와 일치할 것으로 내다본 업체는 52개였다. 지난 2분기엔 하향 조정한 기업수가 상향 업체수를 소폭(1.2배)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고유가,수출둔화,소비위축 등이 기업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초 3분기 기업순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16.6%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 퍼스트콜도 최근 이 수치를 10.1%로 낮췄다. ◆증시회복 걸림돌=이라크발 호재로 상승 출발한 17일의 뉴욕증시는 맥도날드 JP모건체이스 등의 실적부진 전망에 영향받아 약세로 마감했다. 특히 3분기 주당순익 전망치를 38센트(당초 42센트)로 낮춘 맥도날드의 주가는 13% 가까이 급락하며 7년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최근 '실적이 예상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발표한 미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루슨트테크놀로지도 이날 사상 처음으로 1달러선 아래로 떨어지며 퇴출위기에 몰렸다. 캠브리어인베스터스의 마리아 아자리 펀드매니저는 "뉴욕증시가 당분간 실적부진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