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업체들이 하반기 들어 중국 시장 공략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는 주로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거나 대만 파운드리 업체와 제휴하는 방식을 통해 중국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는 데다 대만 업체들의 중국 공장 건설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투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중국시장을 강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반도체 소자업체들의 신규투자가 하반기 들어서도 부진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뤄지는 신규투자도 대부분 3백㎜ 웨이퍼 부문에 국한돼 있다. 반면 중국 웨이퍼 생산업체와 반도체 소자업체의 장비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중국시장은 국내 장비업체들의 주력부문인 2백㎜ 웨이퍼 장비 수요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어 국내 시장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성도이엔지와 에스티아이는 지난달 공동으로 1백만달러를 투자해 상하이에 중앙화학약품(CCSS)공장을 착공했다. 오는 12월 완공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성도이엔지는 중앙화학약품을 중심으로 장비 품목의 중국생산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또 이 공장을 통해 외국 반도체 업체로부터 장비를 사들여 기능을 개선시킨 후 판매하는 사업도 병행할 방침이다. 성도이엔지 관계자는 "앞으로 3년 안에 중국에서 연 70억∼8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이엔지는 지난 5월 설립한 한양이엔지차이나를 통해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초고순도가스(UHP)배관설비와 중앙화학약품 등의 중국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한양이엔지 김형육 대표는 "하반기부터 수출지역을 중국으로 집중시키고 있다"며 "올해 대중국 수출은 1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10배 수준인 1백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성이엔지와 에프에스티도 대만업체와 공동으로 중국에 진출할 예정이다. 신성이엔지는 이를 위해 지난 5월 대만 킨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중국의 반도체 장비와 FPD(평판디스플레이) 시장에 공동 진출키로 했다. 이밖에 주성엔지니어링과 광전자는 현재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중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CVD(화학기상증착장비) 등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내년 상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전자부품 업체인 광전자는 중국 다롄시에 반도체 패키징 조립공장을 건설중이다. 내달께 완공되는 이 공장은 웨이퍼 생산라인까지 함께 구축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