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의 회장과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잭 웰치(66)가 회사로부터 퇴직 후 받아온 특전들에 대한 비공식 조사에 착수했다고 GE가 16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SEC의 조사 착수는 웰치 전 회장이 2주 전 제기된 이혼 소송과 관련해 지난해 9월 7일 퇴직한 후 지금까지 회사로부터 받아온 각종 혜택이 세부적으로 공개된데 부담을 느껴 `통상적인 부분'만 제외하고 모든 특혜는 반납키로 회사측과 합의한지 하루 뒤 이뤄진 것이다. SEC는 이와 관련해 지난 13일 GE에 조사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GE측은 "SEC 조사에 전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측통들은 SEC의 조사가 형사적 성격을 띤 것이 아니기는 하나 미국의 전설적인 기업인으로 존경받아온 웰치는 물론 대표적인 미 기업의 하나인 GE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계기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웰치에 대한 GE의 특혜는 지난 96년 합의된 것이다. 당시 회사측은 웰치를 붙잡기 위해 2000년 12월까지 재직하는 조건으로 몇천만달러를 일회 특별상여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본인이 사양하는 대신 은퇴 후 특전을 보장토록 요구해 양측간에 합의가 이뤄졌다. 그 내용은 부인인 제인 웰치가 법정에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일반에 공개됐다. 부인의 변호인이 법정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GE는 웰치가 은퇴한 후 맨해튼 소재 아파트와 회사 전용기 이용으로부터 각종 생활비와 문화.스포츠 비용 등도 모두 부담하는 것으로 돼있다. 웰치는 지난 3월 부인과 이혼할 것임을 밝히고 그간 법절차를 밟아왔다. 웰치는 회사 특전 내용이 공개되자 16일자 월 스트리트 저널에 기고를 통해 "내용이 많이 부풀려졌다"면서 "회사측과 합의할 당시로서는 아무런 하자가 없는 예우"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따라서 "통상적인 예우를 빼고 모든 혜택을 포기하기로 해 회사 이사회로부터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웰치의 요청을 받아들여 사무실과 이를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행정적인 지원만을 계속 제공키로 한 것으로 발표됐다. GE 대변인은 "전직 CEO에게 사무실과 관련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통상적인 것"이라면서 웰치가 다른 특혜는 포기하기로 했기 때문에 은퇴 이후 그간 받아온 해당 부문에 대해서는 회사에 변제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액수가 200만-250만달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 액수에 상응하는 세금도 개인적으로 납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들은 웰치가 이혼하는 조건으로 월 3만5천달러의 생활비 지원을 제시했으나 부인측이 더 많은 위자료를 요구하면서 은퇴 후 특혜 내용이 세상에 공개된 것이라고 말했다. 웰치는 "본인의 이혼 문제에 GE가 쓸데없이 말려드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따라서 "은퇴 후 특전이 아무런 하자가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회사와 본인의 명예를 위해 대부분을 포기하기로 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은퇴 전 20여년을 GE 경영 사령탑을 맡으면서 웰치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GE를 4천800억달러 규모의 대그룹으로 성장시켰다. 회사측은 그의 업적을 높이 사 은퇴하던 해의 연봉을 1억700만달러로 올려 웰치를 CEO 연봉서열 8위까지 높이는 예우를 해줬다. 그는 또 베스트셀러 자서전의 선금으로 710만달러를 받기도 했다. 웰치에 대한 SEC의 조사는 미 대기업들이 줄줄이 회계부정 스캔들에 연루돼 도산하거나 경영이 치명적인 상태로 빠진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세인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하트포드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