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와 예금부분보장제(예금을 원금 1천만엔과 그 이자까지로 제한하는 조치)실시, 국제정세 불안 등으로 일본에서 금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17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금 판매량은 작년 9월 미국 동시다발 테러와 이에 따른 주가폭락 사태를 계기로 늘기 시작한 이래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귀금속업계 관계자들은 "과거의 금 구입붐은 2주 정도 계속되는 것이 보통"이었다는 점을 들어 "이번처럼 오래 계속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나카(田中)귀금속의 상반기(1-6월) 금판매량은 작년 동기의 3.17배에 달했다. 작년 1월 판매량을 100으로 할 경우 9월 판매량이 400에 달한데 이어 올 2월에850으로 최고를 기록한 후 진정되는 듯 했으나 6월의 190에서 7월에는 250, 8월에도210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월간 평균 소매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10% 정도 비싼g당 1천200-1천300엔선에 거래되고 있다. 도쿄(東京)시내에 3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미쓰비시(三菱)머티리얼도 판매량은 금년 2월을 정점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구매층은 과거의 부유층뿐만 아니라 샐러리맨과 주부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금은 이자가 붙지 않는데다 가격이 변하기 때문에 원금도 보장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닛케이(日經)평균주가는 한때 거품 붕괴후 처음으로 1만엔대를 밑돌았고 은행도 신용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정부정책은 믿음을주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종이자산과는 달리 금은 실물자산이기 때문에 가치가 `제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 같다"고 풀이하고 있다. 경제전망이 갈수록 불투명해지는 상황에서 "결국 실물자산밖에 믿을 것이 없다"는 불안감이 금의 인기를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lhy@yna.co.kr